최근 폭스바겐의 디젤 배기가스 관련 프로그램 조작 사태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안의 파급력이 매우 크고, 향후 여파를 점치기 힘들어 국내 자동차 업체의 전망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5일 현대차는 16만2000원, 기아차는 5만1500원, 쌍용차는 87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폭스바겐 사태가 일어나기 하루 전인 21일 15만9000원, 5만1400원, 8550원과 비교하면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각 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고, 사실관계가 불분명해서 앞날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특정 업체의 반사이익 여부를 판단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채 연구원은 “이번 사태의 영향으로 테스트 규정과 환경 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인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태에 따른 실망으로 국내차보다는 다른 수입차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며 “국내 자동차 업체가 수혜를 입으려면 경합 강도가 높은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폭스바겐이 타격을 입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오히려 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이 하이브리드차 판매 확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일본 메이커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반면에 이재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기아차의 경우 다음달 신형 K5의 미국 출시를 앞두고 있고 경쟁 차종의 판매가 중단돼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며 “현대차도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