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 증시는 안개가 자욱한 모습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10월에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첫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중국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10월에 본격적으로 발표될 3분기 미국 기업들의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낮기 때문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에 미 증시 ‘빨간불’
올해 들어 S&P500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하락했다. 다우존스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연초 대비 각각 10%와 4% 하락했다.
증시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첫 금리 인상 시기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국발 불안감이다.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된 이후 첫 금리 인상 시기는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런 가운데 연준 인사들과 트레이더들은 각자 엇갈린 전망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브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경제가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올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전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내년 중반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정반대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 역시 증시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씨티그룹은 중국발 경제 둔화 우려감을 나타냈다.
특히 다수의 기관 및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 둔화가 이어지게 되면 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이 약화돼 결국 미국 경제와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 증시 전망 연이어 하향 조정
이런 가운데 투자은행들은 S&P500지수 전망을 연이어 하향 조정하고 있다.
내달 27~28일 열릴 10월 FOMC 회의 때까지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상황 역시 빠르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 연중 목표치를 기존에 제시했던 2100에서 2000으로 5% 하향 조정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이에 대해서 “예상보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둔화됐고 유가도 예상보다 더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틴 전략가는 올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7%에 미치지 못하고 6%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도 기존에 제시했던 2.8%에서 2.4%로 낮췄고 세계 경제 성장률도 4.3%에서 3.7%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첫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올해 12월을 제시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역시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틴 전략가는 “12월 금리 인상이 실행되면 이른바 산타클로스 랠리도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비관했다.
또한 미국 경제와 증시가 빠른 시일 내에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S&P500지수 수익률이 두 자릿수를 보였던 시대는 끝났다”며 “2018년까지는 성장률이 연간 5%나 그 미만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투자은행인 웰스파고 역시 S&P500지수 목표치를 기존에 제시했던 2150~2250에서 2020~2125포인트로 낮췄다.
골드만삭스에 앞서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도 이미 S&P500 지수 예상치를 하향 조정했다.
◇10월 어닝시즌도 기대감 낮아
이런 가운데 10월 증시를 움직일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기업들의 실적이다.
내달 8일 알코아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미국의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되는 가운데 전반적인 기대감은 낮다.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3분기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이익이 4.5%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분기 기업들의 순이익이 0.7% 감소한 것보다 훨씬 감소 폭이 큰 것이다.
물론 실제 기업들의 순이익이 항상 전망치를 상회하긴 했으나,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망이 매우 어둡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 역시 S&P500에 속해있는 기업들의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 전망을 기존의 114달러에서 109달러로 4.4% 내려잡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2분기에도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 낮은 유가와 달러 강세에 중국발 경기 둔화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분위기가 밝지 않다고 설명한다.
특히 이미 다수의 에너지 기업들은 3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