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지난 분기 경영 성적표가 대거 공개된다.
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가 장 마감 후 3분기(7~9월) 실적을 공개하며 어닝시즌의 비공식 개막을 알리는 가운데 실적 전망은 어둡다.
전문가들은 알코아의 3분기 주당 순이익이 14센트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한 56억9000만달러로 전망된다.
올해 내내 미국 경제를 덮쳤던 강달러와 저유가의 그림자가 여전히 기업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중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까지 겹치며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크다.
전문가들은 S&P500 기업들이 2개 분기 연속 순이익이 감소하는 '어닝리세션'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강달러·저유가·글로벌 경기 둔화에 기대감 'down'
시장조사업체 팩트셋은 지난 3분기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6월 조사 당시에는 3분기 순익 전망치가 마이너스(-)1% 였지만 이후로 자본재 섹터를 중심으로 9개 섹터의 성장 전망이 하향 조정되며 수치는 더욱 낮아졌다.
이 기간 S&P500기업들의 매출 역시 3.4%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분기에도 미국 기업들의 순익은 2.1% 줄어든 가운데, 3분기 순익 역시 줄어든다면 순익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는 '어닝리세션'에 돌입하게 된다. 미국 기업들이 '어닝리세션'에 돌입하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내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았던 유가 하락과 달러 강세가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40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고,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구리, 금, 은 등 원자재 가격 역시 동반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에 대한 불안감은 달러 강세를 부추기며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견고한 모습을 보이던 미국 경제 역시 최근 미국 지표들이 잇따라 악화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타격을 받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도 문제는 에너지주, 통신서비스는 선방
이번에도 전반적인 실적 전망을 끌어내린 주범은 에너지 업종이다.
3분기 에너지 업종의 순익은 -64.5%로 제시됐다. 지난 6월에 예측됐던 58.9% 감소보다도 감소폭이 커졌다.
실제로 40개 에너지 관련 기업 중 24개의 회사는 EPS 전망치를 10% 이상 하향 조정했다. 대표적인 에너지 기업인 엑손모빌은 주당 순익을 지난 6월에 제시했던 1.04달러에서 91센트로 낮췄고 코코노필립스는 20센트 증가에서 18센트 감소로, 쉐브론 역시 1.04달러에서 81센트로 전망치를 낮췄다. 실제로 지난 분기 뉴욕 증시에서도 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18.1% 감소했다.
그 뒤를 이어 자본재 관련 기업들이 두번째로 부진한 순익 증가율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6월 자본재 기업들의 순익 전망치는 -1.5%로 제시됐으나 이후 -13.7%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28개 기업중 10개의 기업이 EPS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몬산토의 EPS 전망치는 8센트에서 -2센트로 낮아졌고 프리포트맥모란 역시 26센트에서 2센트로 낮췄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지난 분기 동안 16.5% 급락했다.
자본재 뿐 아니라 산업재 순익 예상치 역시 0.1% 증가에서 5.9% 감소로 전환됐다.
반면 이번 분기에는 통신 서비스관련 기업들이 선방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에는 16.1% 순익 증가가 예상됐었지만 현재는 17.8%로 상향 조정했다. 5개 회사 중 3개사가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했는데 버라이존과 AT&T가 EPS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소비재 역시 10.3%, 헬스케어 6.9%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실적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그나마 긍정적인 소식은 톰슨로이터가 4분기 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증가해 순익 감소세가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 것이다. 팩트셋 역시 4분기에 접어들면 실적이 크게 개선되긴 어렵겠지만 감소세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 수치 역시 7월 예상치였던 4.5% 증가보다는 매우 부진하다.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 일정>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