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성장 비결은 끊임없는 연구개발"

비전세미콘·성광유니텍, 남다른 아이디어에 ICT 융복합 돋보여

입력 : 2015-10-22 오후 1:15:20
나날이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세계시장을 노크하는 중소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은 물론이고 첨단 ICT를 사업에 접목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대전에 위치한 비전세미콘과 성광유니텍이 대표적인 업체다.
 
비전세미콘은 원래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이었지만 협업로봇을 도입해 생산현장의 대혁신을 꾀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의 무인화는 물론 공장무인화로 인해 국가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창호기업을 물려받은 성광유니텍의 윤준호 대표는 일반 창호가 아닌 최신 IoT(사물인터넷)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방범창 '윈가드'를 탄생시켰다. 윈가드와 연계된 자체 방범시스템서비스까지 결합해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스마트 방범창 '윈가드 Ⅳ'출시를 앞두고 있다.
 
◇비전세미콘 "로봇전문회사로 거듭날 것"
 
비전세미콘의 윤통섭 대표. 사진/중소기업청
 
"협업로봇을 통해 생산현장이 무인화된다면 경쟁력 있는 제조공정을 갖출 수 있을 것입니다. 비싼 인건비로 동남아로 공장들이 빠져나가는 일이 사라질 겁니다."
 
지난 16일 대전에서 만난 비전세미콘의 윤통섭 대표는 협업로봇이 생산현장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반도체 공정을 무인화하지 않으면 중국에 따라 잡힐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협업로봇을 이용한 무인화를 추진하게 되었다"며 "협업로봇이 반도체 공정 뿐 아니라 전 산업 공정으로 활용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의 산업로봇은 위험해 울타리(펜스)를 쳐놓고 작업해야 하지만 협업로봇은 일정한 충격이 가해지면 작동이 중지되기 때문에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자 장점으로 꼽힌다.
 
비전세미콘은 원래 반도체 장비 기업이었다. 삼성전자와 칩팩코리아, SK하이닉스, LG 이노텍 등과 거래하며 일본과 중국, 대만 홍콩 등에 플라즈마 클리닝 시스템, 큐어 오븐 등을 수출해왔다. 지난 2012년에는 1000만불 수출탑을 기록했고, 2014년에는 패키지 플라즈마 세정 시스템이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됐다.
 
윤 대표는 반도체장비 공정의 무인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협업로봇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덴마크의 '유니버설 로봇' 이라는 회사와 독점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말까지 대전에 유니버설 로봇의 아시아 AS센터도 만들 계획이다.
 
비전세미콘은 유니버설 로봇으로부터 수입한 다관절로봇에 물건을 검사하는 등의 구체적 공정을 실현하는 '그리퍼'를 제조해 붙여 판매하고 있다. 쉽게 말해 '로봇팔' 역할을 하는 고급부품을 수입해 '손'을 접목시키는 것이다.
 
비전세미콘의 협업로봇. 사진/중소기업청
 
로봇팔이라는 기성품에 주문받은 공정에 맞게 그리퍼를 제조하기 때문에 수백종류의 협업로봇을 완성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감가상각비도 줄일 수 있어 제품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다.
 
비전세미콘은 상반기 80여대의 협업로봇을 판매했다. 주로 부품 제조 및 검사 공정, 에어쿠션 제조 등 화장품 공정에 활용됐다. 협업로봇을 써본 엔지니어들의 입소문이 영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당 가격은 2500만원에서 4000만원 가량이다. 윤 대표는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려면 가격이 지금보다 3분의 1수준으로 떨어져야 한다"며 "5년 뒤에는 1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져 사회 전반에 로봇이 활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18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내년에는 3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협업로봇은 현재 매출의 20% 수준이지만 내년에는 50%, 오는 2017년에는 8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온갖 가전제품을 가져다 파는 전자제품 할인마트처럼 로봇 할인마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대한민국 최조의 로봇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신개념 창문으로로 세계시장 노리는 성광유니텍
 
성광유니텍의 윤준호 대표. 사진/중소기업청
 
"현재 개발 중인 윈가드Ⅳ가 나오면 새로운 개념의 보안시장이 열릴 것으로 확신합니다."
 
대전 본사에서 만난 윤준호 성광유니텍 대표는 "윈가드Ⅳ가 보안의 틀을 바꾸는 획기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 대표는 부친으로부터 창호기업인 성광창호디자인을 물려받아 지난 2004년 법인으로 전환한 뒤 이름도 지금의 '성광유니텍'으로 바꿨다.
 
윤 대표는 "회사가 어려웠을때 휴일에도 공장에 나와 일하는 직원들을 보고 마음을 다잡으면서 기존 창호의 단점과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하기 시작했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제품의 차별화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5년여의 기술개발 결실이 바로 스마트 방범창 '윈가드'다. 지난 2013년 출시 이후 이른바 '히트상품' 이 됐다. 2013년 창조경제 대상 국무총리상. 2013년부터 연속 3년간 제품혁신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17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5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전국에 14개의 대리점을 열었다. 최근에는 금강건설, 한라건설, 호반건설 등과 협력관계를 맺고 스마트 방범창을 납품했다.
 
윈가드(WINGUARD)는 창문(WINDOW)와 보호(GUARD)의 합성어로 기존의 창호에 사전 방범 기능을 추가했다. 윈가드의 큰 장점은 바로 유아 및 어린이 낙상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광유니텍의 윈가드. 사진/중소기업청
 
기존 방충망은 약한 충격에도 창틀에서 분리되거나 프레임으로부터 망이 탈락돼 어린이 추락사고의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프레임(틀)에서 방충망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윈가드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윤 대표는 "윈가드는 고강도 스테인레스를 재료로 해 1톤의 충격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했다"며 "창호에 맞춰 센서를 개발하는데 5년이 걸렸고 에러를 잡는데만 3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에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 품질면에서 자신있다"고 덧붙였다.
 
가격은 110만원 정도(34평 기준)다. 센서까지 포함하면 160만원에서 170만원이 든다. 기존의 방범창이 160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조만간 출시할 윈가드Ⅲ와 윈가드Ⅳ는 각각 70만~80만원대와 50만원대로 내놓아 판매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내놓은 윈가드Ⅱ는 방범창에 센서를 부착, 침입 시도시 충격 및 기울기를 감지해 알려주고 CCTV 확인 및 신고까지 대신한다. 상반기에는 방범서비스인 '윈가드 시큐리티 서비스'를 시작했다. 윈가드와 연계한 셀프보안시스템으로 대기업과 다른 차별화된 IoT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윤 대표는 "윈가드야말로 아이디어 제품"이라면서 "국내 대표 연구기관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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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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