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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달 초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예상치가 크게 벗어나 어닝 서프라이즈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데 이어 이번에도 뒷북치기식 목표가 조정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가격을 대거 상향 조정했다.
증권사들은 동부증권(130만원→175만원), KB투자증권(150만원→160만원), HMC투자증권(146만원→157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160만원→170만원), BNK증권(155만원→161만원), NH투자증권(155만원→170만원), 대신증권(152만원→167만원) 등으로 각각 목표가를 수정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3.5% 급등하면서 137만2000원에 마감했다.
증권사들이 이날 한꺼번에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높인 이유는 11조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방침 때문이다. 해당 증권사들은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는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하면서 향후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호재가 나온 이후에야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것은 뒷북치기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초 대다수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가 예상 밖의 어닝서프라이즈에 당혹스러워했던 점을 감안하면 연이어 체면을 구긴 셈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7조3933억원을 기록했지만 증권사들의 예상치는 6조원대였다. 영업이익 추정치와 실제 실적이 1조원에 달할 정도로 큰 격차를 보이면서 종목분석 능력에 대한 신뢰도에 큰 흠이 생겼다.
당시 유안타증권(6조310억원), 키움증권(6조1500억원), BNK투자증권(6조2420억원), KB투자증권(6조3450억원), 이베스트증권(6조4020억원) 등이 6조원 초중반대 영업이익 추정치를 내놓았었다. 그나마 동부증권이 7조원을 예상해 가장 근접한 수치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서는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는 원·달러 환율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라는 궁색한 변병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적전망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그 격차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줬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이런 식의 사례가 계속 반복되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 대한 신뢰도는 물론 나아가 자본시장 전반의 신뢰 기반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 보호 문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업계에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