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탄하게 질주하던 뉴욕 증시가 커다란 장애를 만났다. 미국의 10월 고용시장이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개선되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다수의 외신들은 고용 시장 개선은 미국 실물 경제에 큰 호재지만 금융 시장에는 오히려 악재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연말까지 뉴욕 증시 전망이 한층 더 흐려졌다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이 해소돼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잘나가던 뉴욕 증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발목 잡히나
고용지표가 발표된 이후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말 뉴욕 증시 전망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고 보도했다. 10월 고용지표 호조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두 달간 뉴욕 증시는 가파른 상승 질주를 나타냈다. 10월 뉴욕 증시는 4년래 최대 랠리를 나타냈고 3대 지수 모두 6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10월 비농업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27만1000명 증가하며 작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함에 따라 선물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0%로 보고 있고 글로벌 투자은행(IB) 13곳 중 11곳도 연내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면, 시중에 풀려 있던 자금, 이른바 '이지머니'가 회수되며, 자연스레 금융 시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피터 부크바 린지그룹 수석 시장 전략가는 “메인스트릿(실물 경제)에 좋은 소식은 대체로 월스트리트(금융 시장)에는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어두운 기업 경기·버블 우려감 등 추가 상승 요인 없어
이 뿐 아니라 현재 증시를 끌어올릴 마땅한 재료가 없는 상태라고 WSJ은 전했다. 특히 기업 경기가 밝지 않은 점 역시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팩트셋은 저유가와 강달러의 영향으로 4분기 S&P500 기업들의 순이익이 0.6% 감소하고 매출 역시 3.3%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임금 상승률 증가도 기업에게는 악재라는 평가다. 지난달 임금 상승률은 2.5%로 2009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임금이 올라가면 그만큼 기업 순이익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CNN머니는 그 예로 월마트가 임금 인상에 따른 여파로 최근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며, 임금 인상으로 인해서 순이익 마진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임금이 올라간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자 나쁜 소식”이라면서 “임금 상승률이 기업들의 순이익을 줄이고 있다는 증거들이 포착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최근 미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며, 버블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S&P500지수의 12월 주가수익비율은 23배로 역대 평균인 15.5배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9월에 기록했던 20배보다도 높은 상태다.
아울러 중국 경제 둔화는 꾸준히 금융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8일(현지시간) 발표된 중국의 10월 수출은 6.9% 감소하면서 넉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골드만삭스는 현재부터 연말까지 S&P500지수가 4%가량 하락해 올해 2.9% 하락으로 마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비드 조이 아메리프라이스 파이낸셜의 전략가는 “내년 초반까지도 증시는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확실성 해소에 장기 전망은 밝아"
그러나 금리 인상이 장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해소시켜 증시에 호재라는 지적도 있다.
또한 이미 금융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어느 정도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전략가들은 금리가 인상된다고 해도 매우 느린 속도로 인상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미 자넷 옐런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상이 늦은 속도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연말 증시를 부정적으로 제시한 골드만삭스 역시 2016년에는 S&P500지수가 5%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WSJ가 인터뷰한 전략가들 역시 내년 증시 평균 수익률이 8.3%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 회복이 이어지는 점이 결국 금리 인상의 우려감을 상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장기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전문가들 역시,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산타랠리'를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