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산업 경기 불황 국면…조선·철강업 부진 지속"

IT·자동차 제외…내·외수 진작으로 경기 회복 불씨 살려야

입력 : 2015-11-22 오후 1:54:56
내년에도 세계 및 국내 경제 모두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가 예상됨에 따라 IT와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산업 경기가 불황 국면을 탈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따라서 내년에 예상되는 산업 경기 회복 지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재정 및 통화 확대의 거시정책과 투자와 소비에 대한 직접적 진작을 목적으로 하는 미시정책을 병행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2일 발간한 '2016년 산업 경기의 5대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는 그 동안의 침체에 대한 반등력이 작용하면서 개선세를 보이겠으나, 그 속도는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경제 역시 외형상 내·외수가 동반 회복세를 보이겠으나 올해 침체에 대한 기저효과가 커 실질적인 회복 모멘텀은 취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내년도 산업 경기는 세계 및 국내 경제의 미약한 성장세에 따라 IT와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 경기가 불황 국면을 탈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그나마 내년에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은 자동차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다. 자동차 산업은 수출이 미국 경기 회복 지속, 폭스바겐 사태의 반사이익 등으로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고 내수도 경기 회복의 영향으로 판매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ICT 산업은 글로벌 수요 확대로 생산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나 경기 불확실성 증가, 해외 업체와이 경쟁 심화 등으로 제한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후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건설 산업이다. 내년에 건설업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축소와 부동산 시장 공급 과다 등으로 수주량이 급감하면서 경기 하강 속도가 급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유화·조선·기계 산업은 불황이 전망된다. 철강 산업의 경우 올해 수준 정도의 국내 수요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나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산업 경기는 불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도 대(對)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차이나 리스크에 따른 수출 경기 부진이 예상되고, 국내 경기의 더딘 회복으로 내수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은 글로벌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규 선박 수주 부진, 해양플란트 발주 위축 등으로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기계 산업은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설비투자 수요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생산과 수출이 정체되고 수입 감소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내년 산업 경기의 특징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경기 회복의 지연"이라면서 "절대 수요 부족으로 대부분 산업의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건축시장 초과공급의 후폭풍으로 건설업의 전후방 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주 실장은 이어 "산업계 전반이 생존에 급급해 경제 내 리딩산업이 실종될 것으로 보인다"며 "아시아 리스크가 산업기반 붕괴의 단초로 작용할 우려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내년에 예상되는 산업 경기 회복 지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재정 및 통화확대의 거시정책과 투자와 소비에 대한 직접적 진작을 목적으로 하는 미시정책을 병행해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자유무역협정(FTA)의 활용도 제고와 한류 연계 수출 확대를 통해 외수 침체를 극복하고 건설시장 수급 여건 악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적극적인 대외 수요 확보 노력 등을 통해 경제 파급력이 큰 건설업의 경기 급랭을 방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 실장은 "주력 산업의 고부가화 노력과 신성장 동력의 조기 발굴 및 산업화가 절실하다"면서 "대외 리스크가 교역 및 금융 경로를 통해 국내로 전염될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간 부문의 경기 회복세가 상당 기간 지연될 우려가 높아 이를 보완하기 정부 부문의 생산 활동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나 과거와 달리 민간 부문의 경제적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공공부문의 경기 진작 효과는 그 대상과 지속기간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자료=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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