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홀리데이 시즌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원조 쇼핑데이,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가 다가왔다.
추수감사절 연휴 다음날인 11월의 마지막 금요일을 뜻하는 블랙프라이데이는 소매업체들이 1년 중 가장 큰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날로 올해는 27일(현지시간)이다. 이날 소매업체들의 실적이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할 정도로 미국인들의 소비가 크게 늘어나 블랙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한 그 다음주 월요일은 ‘사이버먼데이’로 온라인 상점들이 대대적인 할인에 나서며 할인 프로모션은 크리스마스가 끝날때까지 계속된다.
최근 각종 미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미국인들이 본격적으로 지갑을 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15년 홀리데이 시즌 총 소비 6305억달러 예상
25일(현지시간) 전미소매협회는 2015년 홀리데이 시즌에 미국인들이 평균 805달러를 지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인당 소비 금액인 802.45달러를 소폭 웃도는 것이다. 또한 2009년 경기침체 때의 681.83달러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경기침체 당시 크게 줄었던 소비는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총 소비 규모는 6305억달러로 예상되는데, 이는 덴마크, 아르헨티나, 스웨덴, 노르웨이 등 전 세계 181개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배송 업체인 UPS는 이번 홀리데이 시즌에 6억3000만개의 패키지를 배송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수치대로라면 미국 국민 한명당 2개의 패키지를 보낸다는 뜻이된다. 반면 경쟁사인 페덱스 같은 경우에는 절반 수준인 3억1700만개의 패키지를 예상했다.
특히 올해에는 온라인 쇼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미소매협회는 50%의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소비를 할 것으로 전망했고 이 중에서도 모바일 소비가 전체 소비의 21%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47%의 소비자들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무료 배송 여부가 중요하다"고 답했고 56%의 소비자들은 "할인하는 제품을 구매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쇼핑 시기로는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11월에 가장 많은 소비를 한다고 응답했다. 11월에 소비를 한다고 응답한 남성은 43.3%였고 여성은 39.9%였다. 여성들은 10월(21%)에도 미리 쇼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인들은 선물에 가장 많은 금액인 734.04달러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캔디나 음식에 지불하는 금액도 118.82달러를 기록했다. 이 밖에 장식품(78.43달러), 꽃(47.06달러), 그리고 카드(38.48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아울러 미국인이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기프트카드였다. 66.2%의 여성과 51.1%의 남성이 기프트카드를 원한다고 밝혔다. 2위는 옷이나 액세서리로 여성 55.6% 남성 48.7%가 옷을 받기를 희망했다.
◇임금 상승 및 소비 심리 개선에 기대감 'UP'
이와 같이 소비 증가가 기대되는 이유는 고용 시장 개선으로 인해 미국인들의 임금이 올랐고 소비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5%로 완전 고용 수준이며 신규취업자수도 매달 견고한 수준으로 늘고 있다. 따라서 임금도 함께 오르고 있다.
또한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표에 따르면 지난 10월 임금 소득은 0.6% 증가하며 5월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계 중 38%는 "앞으로 임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지난 10월 저축이 5.6% 늘어난 점 역시 기대를 키운다. abc뉴스는 “저축이 늘었다는 점은 홀리데이 시즌때 소비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소비 심리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톰슨로이터와 미시간대가 공동으로 집계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1월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는 91.3을 기록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보다는 낮지만 직전월 수치인 90을 웃도는 것이다.
리차드 커린 미시간대학교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이 늘어나면서 소비심리도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임금이 느는 것이 호재"라고 전했다.
다만 10월 가계 소비가 0.1% 증가에 그치며 전문가 예상치 0.3% 증가에 못 미친 점은 다소 우려감을 키운다. 전문가들은 "연말 쇼핑 시즌을 위해 저축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저축이 소비로 실제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