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존스 지수가 처음으로 출범한 지난 1896년 이후 12월 한달간 지수는 평균 1.4%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따라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증시가 상승하는 것을 두고 '산타랠리(Santay Rally)'라는 단어가 생기게 됐다.
그렇다면 올해 12월에도 미국 증권 시장에 산타 랠리가 찾아올 수 있을까?
특히 12월에 큰 이벤트들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연말 쇼핑 시즌 기업들이 어떤 성적표를 낼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어떤 입장을 보일지 여부에 따라 증시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올 연말, 산타 랠리아닌 추수감사 랠리 온다?
현재 뉴욕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바로 연말 쇼핑 시즌에 따른 기업들의 성적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연말 쇼핑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초반 성적표는 매우 우수하다.
특히 추수감사절과 블랙프라이데이 이틀간 미국 100대 소매업체들의 온라인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사이버먼데이에 이어 크리스마스까지 연결되는 연말 쇼핑 시즌에 소매 업체들이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국 소매협회는 올 연말 쇼핑 기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3.7% 늘어난 6305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사이버먼데이가 시작하는 주부터 연준의 FOMC 회의 전까지, 산타랠리가 아닌 오히려 이른바 추수감사랠리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칼리 가너 디칼리트레이딩 공동창업자는 “12월 초반에 증시 흐름이 좋을 것"이라며 "산타랠리라기 보다는 오히려 땡스기빙랠리라고 부르는게 맞을 것 같다"고 전했다.
따라서 가너는 S&P500지수가 12월 초반 2109선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고 2109선을 넘긴다면 탄력을 받아 2150이나 2180까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월 FOMC 회의, 미 증시 발목 붙잡을까
이후 12월 중반 증시 흐름을 결정지을 가장 큰 이벤트는 바로 연준의 FOMC 회의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12월 금리 인상이 거의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과연 금리 인상이 증시에 악영향으로 작용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그러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이미 금리 인상 재료가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고 연준 인사들이 꾸준히 힌트를 준 만큼, 금리 인상 자체가 증시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제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금리 인상 시기가 아닌 얼마나 자주, 또 얼마나 가파르게 금리가 인상될 지 여부다.
그동안 자넷 옐런 연준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은 꾸준히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예상해왔다. 따라서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인상폭이 크지 않고 또 그속도도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와 함께 옐런 의장은 연설에서 시장을 안심시키는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반전으로 연준이 예상보다 가파르게 금리를 올리거나, 점진적인 인상 후에 가파른 금리 인상을 예고하는 발언을 한다면 올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너 공동창업자는 연준이 뜻밖의 매파 발언을 쏟아낸다면 S&P500지수가 2000선이나 204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원자재 가격 및 중국 증시 향방에도 관심 집중
이 밖에 눈여겨봐야 할 재료들로는 원자재 가격과 중국 증시를 꼽을 수 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는 4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ECD)가 올해 마지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서 감산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를 놓고 산유국 내부에서 갈등이 큰 상황이다.
특히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의 국가들은 원유 감산을 주장하고 있지만 OPEC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감산에 반대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감산 가능성이 낮다고 전한다.
만약 이번에 또 다시 감산이 불발되면 국제유가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배럴당 40달러에서 움직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이럴 경우 에너지 관련 기업들에게 큰 타격을 주며 뉴욕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중국 증시 향방 역시 뉴욕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금요일 중국 증시가 5% 이상의 급락세를 보이며 글로벌 금융 시장의 우려감을 키운 가운데, 이와같은 큰 변동성이 지속된다면 산타랠리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