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투사요, 인권변호사인 고 조영래 변호사 25주기 기념행사가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다.
이번 기념사업을 추진해 온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김한규)는 11일 오후 2시 변호사회관에서 ‘시대를 밝힌 자랑스러운 변호사 조영래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서울변호사회 주관으로 지난 8개월 동안 준비되어 왔다. 정의수호와 인권옹호, 민주화를 위해 헌신했던 조 변호사의 삶을 재조명하고, ‘올바른 법조인상(像)’을 재정립하여 현재의 변호사들이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한다는 게 사업 취지다.
이번 행사에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천정배 의원, 전순옥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하창우 대한변호사협회장 등이 참석한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은 조 변호사와 사법시험 12기 동기다. 조 변호사는 사법시험 13회에 합격했으나 서울대 내란음모사건과 민청학련사건에 연루돼 수감생활과 수배생활을 거치며 9년 뒤 이들과 함께 사법연수원에 입소했다.
조 변호사는 민주화운동 전력으로 판사임용에서 누락된 문 대표에게 변호사 생활을 권하는 등 그의 행보에 영향을 줬다. 박 시장도 조 변호사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박 시장은 지금도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조영래라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라며 문제 해결에 접근한다고 한다. 조 변호사와 손 전 대표는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함께 이른바 ‘경기고 3인방’으로 가까운 사이였다.
행사 1부에서는 조 변호사와 친분이 있었던 18명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긴 ‘조영래 그의 삶을 이야기하다’ 인터뷰영상이 방영된다. 이어 법조 관현악단 마논트로포 기념 공연이 진행된다.
2부에서는 조영래상 시상식이 진행된다. 김진 변호사(연수원 28기)와, 권두섭 변호사(연수원 29기)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공로로 수상한다. 올해 처음 제정된 조영래상은 지난 3개월 동안 추천기간과 공정한 심사를 거쳤다.
마지막 3부에서는 원승덕 작가가 제작한 조영래 변호사 흉상 제막식이 진행된다.
조 변호사는 경기고 재학시절 한일회담 반대시위를 주도했으며, 서울대 내란음모사건, 민청학련 사건 등 민주화 투쟁의 핵심인물이었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수배생활 중 전태일 평전을 써 우리나라 인권운동의 전환기를 불렀으며, 변호사가 된 뒤에는 ‘부천서 성고문사건’, '망원동 수재사건', ‘여성 결혼퇴직정년 무효사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변론에 투신했다. 44세 되던 해인 1990년 12월12일 폐암으로 불꽃같은 삶을 마감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는 “이번 조영래 변호사 기념사업을 통해 올바른 법조인 상을 재정립하고, 법조인들이 화합을 이루어내며, 법조 단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관 1층에 마련된 조영래 변호사 25주기 기념전시전. 사진/최기철 기자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