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법정서 거짓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41·여) 의원 재판에 김용판(58)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증인으로 나온다.
과거 법정에서 마주했던 두 사람의 신분이 피고인과 증인으로 서로 뒤바뀐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8부(재판장 최창영) 심리로 11일 열린 3회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은 김 전 청장과 김기용 전 경찰청장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채택했다.
김 전 청장이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되면서 추후 증인신문 과정에서 피고인 신분인 권 의원과 날선 공방이 예상된다.
권 의원은 김 전 청장에 대한 1심 재판 당시 "수사 당시 김 전 청장이 전화를 걸어 국정원 직원 김모씨에 대한 영장신청을 막았다"며 "수사과장 7년 동안 영장과 관련해 지시를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김 전 청장은 "당시 전화를 건 것은 격려 차원으로, 진심을 담아서 칭찬하고 격려했는데 이를 외압이라고 하니 정말 가슴이 아프다"고 수사 축소·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김 전 청장은 지난 1월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고 권 의원은 허위 증언을 했다는 혐의(모해위증)로 기소됐다.
한편, 이번 재판이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날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권 의원은 필요로 하는 다수의 증인 채택을 전제로 국민참여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검찰은 반대 입장이다.
재판부는 아직 쟁점정리가 미진한 점을 고려해 공판준비기일을 더 연 뒤 김 전 청장의 출석시기와 국민참여재판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내년 1월15일 오후 3시30분에 열린다.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모해위증 혐의' 3차 공판준비기일 출석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