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한해 보낸 한화증권…내부갈등·실적악화 이중고

입력 : 2015-12-17 오후 6:00:00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주진형 대표의 개혁 행보와 이로 인한 내부 갈등으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3분기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주가도 고점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하면서 부진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증권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49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6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후 3분기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분기 53억원 적자에서 올해 1~2분기 240억원대 흑자를 냈지만 3분기는 139억 적자로 돌아섰다.
 
사진/한화투자증권
한화증권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비해 3분기 업황이 좋지 않으면서 증권사 전반적으로도 실적이 악화됐다”며 “중국 증시의 급락으로 인한 ELS 부문의 손실도 실적악화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3분기 증권업계 실적은 전반적으로 부진했지만,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는 한화증권을 포함해 10곳 정도다. 삼성증권(451억원), NH투자증권(647억원), 교보증권(201억원), 현대증권(176억원), 하나금융투자(294억원) 등은 2분기에 비해 이익 규모가 감소했지만 수백억원대의 이익을 냈다.
 
한화증권의 주가와 신용등급도 하락세를 보였다. 주가는 4월초 7480원에서 17일 현재 4070원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또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한화투자증권의 파생결합사채(DLB)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지점 통폐합 등 영업기반 약화로 위탁매매 및 자산관리수지 점유율이 하락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한화투자증권의 사업지위도 당분간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주진형 대표의 파격적인 개혁 드라이브가 내부 갈등으로 이어진 점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9월말에는 주 대표가 역점을 두고 시행한 서비스 선택제를 두고 갈등이 폭발하면서 리테일본부 지역 사업부장과 지점장 등 50여명이 집단항명을 하는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한화그룹은 주 대표가 독자행보를 계속하자 ‘연임 불가’ 통보한 데 이어 지난달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내정했다.
 
한화증권 관계자는 “현재 내년 경영계획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단계”라며 “내년 증시에 불확실성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아직까지 구체적인 목표가 정해지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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