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업소를 운영하는 지인과 수백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경찰관에 대한 해임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병수)는 전 경찰공무원 박모씨가 서울지방경찰청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대상업소 운영자와의 전화통화, 사적 면담, 회식, 금전거래에 대해서는 그 사유를 불문하고, 이를 금지하면서 경찰업무 수행 목적상 부득이한 경우 사전 또는 사후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으므로 박씨가 접촉금지 지시를 위반했다는 징계사유는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2월27일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의무), 제57조(복종의의무), 제60조(비밀엄수의의무), 형사사법전자화촉진법 제15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박씨를 해임 처분했다.
박씨는 2013년 7월23일부터 1년여 동안 윤락업소 이사장인 지인 이모씨가 당시 성매매업소를 운영하고 있던 사실을 알면서도 총 340회에 걸쳐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씨로부터 2013년 9월부터 12월까지 여러 차례 전화를 통해 이씨의 출국금지 관련 상황을 알라봐 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이에 담당 사건이 아닌데도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조회한 사실도 드러났다.
박씨는 해임 처분에 불복해 3월 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범죄첩보 대상자 조회를 위해 이씨를 조회한 것일 뿐 청탁을 받은 사실은 없다. 이씨와 20여년간 친구로 지낸 사이로서 개인적인 사유로 일상적인 연락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단속 대상업소의 업주와 수시로 접촉하고, 그 청탁에 따라 조회사유를 허위로 입력해 상급자의 승인을 얻은 후 권한 없이 형사사업정보시스템을 조회하는 등 결코 가볍지 않은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