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기간 6개월 미만의 근로자를 해고예고제도 적용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35조 3호는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는 23일 학원 강사 김모씨가 "'월급 근로자 중 6개월이 되지 못한 자'를 해고예고제도 적용 예외로 규정한 심판대상 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며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해고예고의 적용배제사유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근로계약의 성질상 근로관계 계속에 대한 근로자의 기대가능성이 적은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며 "이는 사용자에게 해고예고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절차적 측면에서 해고를 규율하는 것일 뿐 해고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비추어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월급근로자로서 6월이 되지 못한 자'는 대체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한 자들로서 근로관계의 계속성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해고 역시 예기치 못한 돌발적 해고에 해당한"며 "6개월 미만 근무한 월급근로자 또한 전직을 위한 시간적 여유를 갖거나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곤란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심판대상조항은 근로관계의 성질과 관계없이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자'를 해고예고제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근무기간이 6개월 미만인 월급근로자의 근로의 권리를 침해하고 6개월 이상 근무한 월급근로자나 다른 형태로 보수를 받는 근로자에 비해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고 있어 평등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강씨는 송모씨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2009년 5월부터 영어강사로 근무하던 중 2개월 뒤 예고 없이 해고됐다. 이후 강씨는 송시를 상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고 항소한 뒤 근로기준법 35조 3호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재판부에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이에 직접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 전경. 사진/헌법재판소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