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판대에서 음식 조리 판매…생계 어렵더라도 안돼

법원 "조례 위반…시정명령까지 불복했으면 허가취소 정당"

입력 : 2015-12-27 오전 9:00:00
생계가 어렵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해 준 가로판매대에서 원래 목적과 달리 꼬치구이나 호떡 등을 조리해 판매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조한창)는 가로판매대 운영자 A씨가 서울시 동작구청장을 상대로 낸 도로점용허가취소 및 대부계약해지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998년 동작구청으로부터 노량진역 인근 보도 일부에 대한 도로점용허가를 받고 가로판매대 대부계약을 체결해 신문이나 잡지 등을 판매했다.
 
그러던 중 구청은 A씨가 올해 5월~6월까지 꼬치구이와 호떡을 조리해 판매한 사실을 적발했고 3차례 시정명령을 내렸다.
 
구청은 A씨가 이에 불응하자 지난 9월 '서울시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리 등에 관한 조례'에 따라 도로점용허가처분을 취소하는 한편, 대부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씨는 구청의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서울시 '보도상 영업시설물 관련 조례'는 음식물을 조리해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전기조리기구를 이용해 보온이 필요한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 건포류 및 김밥의 판매에 한정해 시장의 사전 승인이 있는 경우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생계유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꼬치구이 등을 판매하게 됐다"면서 "도로점용료 등을 연체하지 않았으며 업종전환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관련 조례상 가로판매대에서 음식물을 조리해 판매해선 안 되며, 해당 허가기간 내 동일 위반 행위로 2회 시정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반복할 경우 허가 취소 대상이라고 규정하고 있다"며 A씨에 대한 구청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A씨는 3차례 시정명령을 받았으나 현재까지 7개월 이상 음식물을 조리·판매하고 있으며 업종전환을 위한 준비기간을 달라고 주장하면서도 위반 행위를 계속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구청의 이 같은 처분은 쾌적한 도시환경조성과 시민의 보행 편의 등을 위해 이를 저해하는 무분별한 가로판매대 운영 행위를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사진 /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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