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047810)(KAI)가
한화테크윈(012450)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여파로 급락했다. 이번 블록딜 결정은 한화그룹이 사실상 KAI의 인수를 포기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매물 부담 탓에 KAI의 단기 주가 전망도 부정적인 상황이다.
6일 한국항공우주는 전날보다 7800원(10.12%) 하락한 7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테크윈의 블록딜 결정이 주가 급락을 이끌었다. 지난 5일 장 마감 후 한화테크윈은 한국항공우주의 주식 487만3756주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키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도 금액은 3758억원 규모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번 매각 결정은 사실상 한화의 KAI 인수 포기 의사표현이라 할 수 있다”며 “한화테크윈이 최소한의 비용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음을 고려할 때 매우 놀라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치 못한 한화테크윈의 지분 매각으로 한국항공우주의 주가 불확실성은 커졌다. 수급 부담 탓에 한국항공우주는 당분간 정체된 주가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화테크윈의 결정은 향후 한국항공우주의 유력한 인수 후보가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됐다"며 "예상치 못한 대량 대기 매물이 발생했다는 점이 한국항공우주의 주가 상승을 크게 제약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추가 오버행 관련 우려가 주가를 제약할 것”이라며 “수급 부담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산업은행의 KAI 매각 작업은 더 어려워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지훈 SK증권 연구원은 “KAI 지분 5%를 갖고 있는 디아이피홀딩스도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 매각을 할 가능성이 높고, 10%를 보유한 현대차도 지분 보유 필요성이 크지 않게 됐다”며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지분 매각 절차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를 제외하면 한국항공우주의 사업과 시너지가 높은 국내 방산 대기업이 딱히 없는 상황"이라며 "산업 특성상 매입 주체 선정도 까다로워 지분 매각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6일 한국항공우주의 주가가 한화테크윈의 블록딜 여파로 급락했다. 사진은 지난해 말 한국항공우주 본사에서 열린 미국 수출형 훈련기(T-X) 공개 기념식 당시 관계자들이 훈련기를 제작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