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국내 증시의 하락 변동성이 커지면서 ‘증시 바로미터’인 증권주도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주 대부분이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가운데 연간 실적 전망도 비관적인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증권주 전반에 대한 보수적 관점을 유지하는 한편,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는 일부 종목군의 경우 단기 압축 전략에 집중하는 편이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증권업종지수는 지난 4월말 고점(2886.9포인트) 이후 9개월 간 47.1% 떨어졌다. 같은 기간 13.6% 떨어진 코스피와 비교해도 하락 폭이 크다. 지난해 하반기 ‘차이나 쇼크’로 국내 증시가 타격을 받으면서 코스피와 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증권주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 급락에 따른 손실 탓에 각 증권사의 올해 실적도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디플레이션 우려가 확산 중인 가운데 증권업을 둘러싼 시장 환경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증권주에 대해 중장기 보수적 관점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 불안으로 홍콩 H지수가 하락했기 때문에 1분기 증권사 실적에 주가연계증권(ELS) 델타 헤지(ELS를 판매한 증권사가 직접 기초자산을 보유해 위험을 회피하는 것)에 따른 일부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현 시점에서는 증권주에 대해 시황적 특성을 감안한 보수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 전반의 투자 심리가 냉각된 상황에서도 ‘틈새’를 찾는 단기 트레이딩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정 모멘텀 중심으로 종목을 압축해 ‘방망이를 짧게 쥐는’ 대응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가 (증권업황에) 녹록치 않지만, 위기 속 기회는 존재한다”며 “단기적으로 재무 건전성이 양호하거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증권사에 대한 투자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채무 보증과 ELS를 고려한 유동성 측면에서는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이 우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서 연구원도 “증시가 안정된 이후 한국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거래소 상장 등 대형 이벤트를 중심으로 투자 포인트를 압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