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가 급락하면서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투자자 손실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같은 우려에 대해 적극 해명하면서 불안심리 진정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1일 ‘홍콩H지수 기초 ELS’에 대한 합동 브리핑을 개최했다. 이날 브리핑은 H지수가 지난해 12월2일 1만050.36p에서 이달 20일 8015.44p로 급격하게 하락하고, 녹인 구간 진입으로 인한 투자 손실 우려가 점증하면서 마련됐다. H지수를 기초로 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은 이달 19일 기준 37조원에 달한다.
김학수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이 홍콩H지수 기반 ELS 손실 우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H지수 하락으로 일부 ELS 상품에서 녹인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지수가 8000선 아래일 경우 녹인 규모는 약 2조원으로 추정한다”면서 “그러나 녹인이 발생했다고 해서 바로 투자자 손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대부분의 ELS 상품은 일단 녹인 구간에 진입하더라도 일정 지수까지 회복하면 기존에 약정된 수익을 보장받는 구조”라며 “현재 발행된 H지수 기초 발행량의 96.7%가 2018년 이후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그 기간 중 H지수가 회복하면 투자자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권오상 금감원 복합금융감독국장도 “올해 상환되는 H지수 기반 ELS의 경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올해 만기 규모는 2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며, 내년 상반기에도 1000억원 정도여서 낙인의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H지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경우 이 지수를 기초로 ELS 자금을 조달한 증권사의 건전성 문제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국장은 “증권사 평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9월말 기준 486.7%로 건전성 측면에서 전혀 문제가 없는 수준”이라며 “오히려 중국 증시불안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6월 467.2%에 비해 오히려 소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증권사는 ELS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에 대해 기초자산 변동성을 헷지(위험분산)하고 있어 H지수가 하락해도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위는 H지수 변동성 확대가 국내 증권사 및 투자자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ELS 특별계정을 고유재산과 구분해서 회계처리하는 방안을 차질 없이 추진해 ELS로 조달한 자금운용의 투명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증권사의 헷지 자산운용이 실제로 적정하게 이루지고 있는지 여부도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