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도가 시작된 지 얼마 안됐지만 어느 해보다 금융회사 직원들의 연초 열기가 뜨겁다. 작년에 논의됐던 주요 제도들이 연초에 대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해외투자전용펀드 비과세상품 출시, 비대면 계좌개설제도 시행 등 다양한 상품과 제도가 상반기에 쏟아져 나올 계획이다.
이 중 가장 주목할 만한 제도는 3월부터 시행 예정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이다. 작년 8월에 발표돼 국회 입법 과정상의 진통 속에 제도 시행이 눈 앞에 다가왔다. 영국, 일본 등의 선진국에서 시행돼 그 효과에 대한 측면에서 긍정적인 제도로 평가되는 만큼, 한국형 ISA에 대한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정부발표 및 관련 법령에서 나타난 ISA의 특징에 대해서 핵심만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ISA 도입 목적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에 따른 근로·사업 소득자의 재산 형성을 위함이다. 이를 위해 소득에 따라 발생수익의 200만~250만원까지 비과세가 되며 초과 수익에 대해서는 9.9%의 분리과세가 이뤄진다.
편입자산으로는 예·적금, 펀드, 파생결합증권,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가능하며, 이러한 금융상품 운용결과로 발생한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 후 순이익을 기준으로 세제혜택을 부여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정부 발표자료나 보도자료 등을 참조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다양한 쟁점 예를 들어 부자감세 논란에 따른 낮은 비과세 한도, 주식·채권이 제외된 투자자산의 제한, 5년(또는 3년) 출금 제한에 따른 저소득층의 투자여력 문제 등, 시작부터 제도의 효과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제도나 상품도 시행 초기부터 완벽한 모습을 갖추어 출발하기는 힘들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점은 모든 제도와 상품은 그것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을 초기에 못 받더라도 제도의 목적과 내용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시간을 갖고 제도와 상품을 보완해 나가서 최종 금융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인 국회, 정부,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제 제도 시행 후 국민들의 가입 형태를 모니터링해 비과세한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하거나, 가입대상자 확대, 투자자산의 확대, 출금제한의 해소 등 선진국 수준의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아울러 금융기관은 투자자 성향에 맞는 다양한 상품 공급을 하여 높아진 금융소비자의 눈높이를 지속적으로 맞춰 나가야 할 것이다.
이 제도는 현재 법규상 오는 2018년 12월말까지 가입 가능하며, 마지막 날 가입 고객을 기준으로 5년 투자가 이뤄진다고 가정하면 총 8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운영되는 제도이다. 아울러 증권, 은행, 보험사 등 주요 금융기관이 모두 참여하여 판매되는 만큼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자되는 제도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는 오랜 기간 운영되며 많은 자원이 이용되는 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어, ‘저성장·저금리 시대의 목돈 마련을 위한 최고의 제도’가 되기를 바라며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상품으로 인식되었으면 한다.
이용봉 현대증권 신탁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