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시가 3000선이 무너지는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후강퉁(상해-홍콩 간 교차매매) 투자규모는 오히려 순매수로 전환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급락으로 인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후강퉁 시행 이후 이달 15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후강퉁 거래규모는 매매 13조9939억원(일평균 514억원), 순매수 762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에는 매매 2732억원, 순매수 792억원으로 나타났다.
자료/금융감독원
지난해 10월과 11월 국내 후강퉁 거래는 각각 14억원, 124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12월에는 909억원 규모의 순매도로 전환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증시의 큰 변동성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달에도 순매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중국 증시는 이달 4일과 7일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는 등 4~15일 사이 지수가 3296.26에서 2900.97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31일에는 2700선까지 떨어졌다.
국내 후강퉁 거래추세가 중국 증시의 흐름과 연동되는 상황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었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증시가 5000선을 돌파하는 등 활황세를 보였던 2014년 11월~지난해 5월에는 1조2112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에 한때 3000선이 무너지는 등 침체기였던 지난해 6월~11월에는 4383억원의 순매도를 보였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팀장은 “중국 증시가 3000선 이하로 하락하면 저가매수를 할 시점이라고 보는데 3000선이 무너지면서 저가매수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며 “기존 국내 후강퉁 투자자들의 경우에는 향후 중국 증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적극적인 매도에 나서지 않은 것도 이달 순매수로 전환된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팀장은 “이달 31일 기준으로 중국 증시가 2700선까지 떨어졌지만, 그 이하로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단기간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에 다음달부터는 더디지만 중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국 증시가 사상 최악의 쇼크국면을 이어가고 있는데 본질적인 원인은 정책의 신뢰가 훼손된 것”이라며 “다만 중국 증시에 대한 과도한 비관론은 경계해야 하며,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까지 순차적인 정책대응이 구체화되면서 증시가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