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인 면에서는 되레 퇴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구소 수는 늘고 있지만 회사별 연구개발 활동 규모는 갈수록 영세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연구원은 31일 '중소기업 R&D투자 현황 및 과제'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 연구소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3만3647개소로, 2010년 2만659개소 이후 연평균 2600개씩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체 연구원 수도 2010년 10만6063명에서 2014년 14만7378명으로 40% 늘었다.
다만 중소기업 산하 연구소별 평균 연구원 수는 2010년 6.8명에서 2015년 5.2명으로 감소했다. 2000년 8.4명, 2005년 8.3명에서 계속해서 감소세다.
특히 20∼30대의 비율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2010년 73.7%에서 2011년 70.9%, 2012년 68.2%, 2013년 65%, 2014년에는 62.1%로 꾸준히 줄어들었다. 2014년 중소기업의 연령별 연구원 수는 30∼39세가 47.6%(7만73명)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40∼49세 28.3%(4만1701명), 50세 이상 9.6%(1만4196명), 29세 이하 14.5%(2만1406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학위별 연구원 수는 석·박사의 비중은 2010년 25.2%에서 2014년 22.5%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학사 등의 비중은 74.8%에서 77.5%로 증가했다. 석·박사 급의 젊은 인재 영입이 어려운 현실이 그대오 반영됐다.
중소기업이 국내 기업으로부터 받은 연구개발비도 2014년 777억원으로, 2012년 1474억원을 정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 연구개발비 가운데 국내 기업으로부터 받은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2년 1.3%에서 2014년 0.7%로 줄었다.
아울러 중소기업별 연구개발비도 2010년 평균 5억6000만원에서 2014년 4억원으로 감소했다. 업종별 연구개발비는 2014년 제조업이 71.5%, 서비스업이 22.1%로 제조업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중소기업 R&D 활동의 영세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R&D에 대한 지원 패러다임을 '양에서 질'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한 정책 과제로 ▲중소기업 우수연구소 인증제도 도입 ▲개방형 혁신활동에 대한 조세지원 강화 ▲중소기업 석·박사 신규 연구인력 유입 촉진 ▲중소기업 연구인력에 대한 인적자원개발 활성화 등을 제시했다.
중소기업 우수연구소 인증제도에 대해서는 연구소 인정일로부터 3년이 경과한 중소기업 연구소를 대상으로 기술혁신 역량에 대한 양적·질적 평가를 통해 인증하고, 인증기업을 대상으로 자금, 인력, 조세 등 정책수단별로 차별화된 지원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공동·위탁 R&D 활성화를 위해 산학협력 특별세액공제제도를 신설하고, 서비스 분야 공동·위탁 R&D에 대한 조세지원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거래 활동 촉진을 위해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경우 10% 세액을 감면해주고, 중소기업의 기술취득 금액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7%에서 25%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중소기업연구권 관계자는 "이공계 신규 석·박사 인력의 중소기업 취업과 기존 연구 인력의 인적자원개발(HRD)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