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대형사 위주 재편 물살타나

새 NCR 규정, 중소형사 불리…대형사 중심 M&A 활발할 듯

입력 : 2016-02-02 오후 4:23:32
올해 증권업계는 대형 증권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새롭게 적용되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정이 대형사에 유리하게 작용되는데다가 대형사들이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적용되고 있는 NCR 규정은 대형사에는 유리하게, 중소형사에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금융위원회
 
기존 NCR은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눴지만 올해부터는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금액을 업무 단위별 필요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누게 된다. 재무건전성이 높을수록 NCR 수치가 높은데, 자본규모가 큰 대형사는 새 NCR을 적용할 경우 대체적으로 상승하며, 중소형사는 하락할 공산이 크다.
 
이에 대해 중소형사의 한 관계자는 “NCR 규정이 바뀌면서 대형사들은 풍부한 자본금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지만 중소형사의 경우 업무에 필요한 자본이 늘어나면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일부 중소형사에서는 비용부담을 견디지 못해 라이선스를 반납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중소형사의 입지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 이후 대형 증권사들이 투자은행(IB) 분야 강화를 위해 ‘몸집 불리기’ 경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도 대형사 위주 업계 재편을 전망하는 요인이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인수합병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자기자본 규모가 3조7000억원에서 7조9000억원으로 증가해 NH투자증권(4조6000억원), 삼성증권(3조6300억원), 한국투자증권(3조3700억원), 현대증권(3조2200억원) 등에 비해 크게 앞선다.
 
현재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온 가운데 상위 증권사에서 현대증권을 인수할 경우 미래에셋증권과 비슷한 자기자본 규모를 갖추게 된다. 업계에서는 유력한 인수후보로 한국투자증권, KB금융지주 등을 거론하고 있으며, 두 증권사 모두 “아직 확정된 방안은 없지만 만약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올 경우 인수에 대한 검토는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비롯해 최근 AJ인베스트먼트와의 매각협상이 무산된 리딩투자증권 등도 매물 후보로 거론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올해 초대형 증권사가 미래에셋증권 외에 한 군데 정도 추가적으로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NCR 규정 변화는 중소형사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최근 대형사 주도의 인수합병 흐름을 촉진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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