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본 공습…엔터계 기대반 우려반

입력 : 2016-02-18 오후 2:13:31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중국 자본의 국내 엔터업계 공습이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11일 SM엔터테인먼트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과의 중국내 음악사업 및 전자상거래 부분의 제휴 등에 대한 파트너십 체결을 발표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355억원을 투자한 알리바바 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 4%를 획득했다.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향후 중국 온라인 음악 시장에서의 합작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며 "이를 통해 중국 현지화 전략 및 사업 추진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중국의 쑤닝 유니버설 미디어는 FT아일랜드, 씨엔블루, AOA 등이 소속된 FNC엔터테인먼트에 330억원을 투자했으며, 중국 인터넷 미디어 기업 르티비(Letv)는 아이유가 소속된 로엔엔터테인먼트와 중국 합작 법인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막대한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 기업이 아예 국내 엔터사의 주인이 된 케이스도 있다. 중국 미디어 전문그룹 DMG그룹은 250억원을 투자해 드라마 '올인', '주몽' 등을 제작한 초록뱀미디어의 최대주주가 됐으며, 214억원을 투자한 중국 화이자신은 배우 이미연, 김현주 등이 소속된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이와 같은 중국 기업의 잇따른 국내 엔터업계 진출은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우리의 문화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시스템을 탐내는 중국 기업과 중국의 자본력이 필요한 국내 연예기획사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며 "한정된 자본과 시장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국내 엔터업계가 중국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 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중국 기업의 국내 엔터업계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사인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지난 15일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정해창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대표는 "중국은 13억 인구의 내수시장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마켓을 갖고 있으며,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콘텐츠 제조 강국이다. 중국의 마켓사이즈와 한국의 콘텐츠 제조 기술을 융화시켜 엄청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앞으로 위에화엔터테인먼트는 중국과 한국 시장을 발판으로 아시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사로 우뚝 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자본에 의한 국내 엔터테인먼트 시장 잠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중국이 현재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힘으로 우리와 같은 수준 높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라며 "머지 않아 우리의 핵심 인력과 기술을 바탕으로 제작된 중국의 문화 콘텐츠가 국내에 역수출될 수 있다. 무작정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기만 하다가는 결국 남 좋은 일만 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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