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직’은 자기주도적으로 미래에 나타날 또는 언젠가는 필요하게 될 새로운 직업 혹은 직무를 만들어내는 창조적인 활동을 말한다. 커피바리스타나 애플리케이션개발자, 3D프린팅전문가, 웹툰 작가 등이 ‘창직 활동’으로 나타난 결과다.
창직을 통해 생겨난 대표적인 직업은 집안의 가구나 회사의 집기, 사무용품 등을 정리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는 '정리컨설턴트', 급증하는 애견 인구에 발맞춰 생겨난 '애견장례지도사' , 로봇 기술에 댄스나 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접목한 '로봇테이너' 등이 있다. 2000년대 초반 커피시장 급성장과 함께 국내에 등장한 '바리스타'도 창직을 통해 생긴 직업이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학생과 청소년들부터 진로의 선택 폭을 넓혀 갈 창직진으로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으로 유망 직업으로 예상되는 시니어 분야나 IT분야 등에서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직업이 만들어지고 정착돼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미다.
창직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정확히 이해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이정원 한국창직협회장은 창직의 네 가지 원리인 창조, 발견, 세분화, 융합에 대한 이해가 창직의 기본적인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이 협회장에 따르면 창조는 대부분 산업이나 기술의 발전으로 탄생한다. 게임 산업의 발전으로 탄생한 프로게이머가 그 예다. 발견은 해외에서 정착한 직무를 국내 도입하는 것이며, 세분화는 반려동물 사진작가와 같이 한 업종에서 전문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융합은 음악치료사처럼 두 가지 분야가 결합한 형태로 발전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창직이 창업 아이템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단호히 말했다. 창업과의 핵심적인 차이는 보급 혹은 교육에 있다. 새로운 직무를 만들었다면, 그것을 개인만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시장에 보급해야한다는 의미다.
이 협회장은 “바리스타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고 그것을 개인만 활용했다면, 바리스타라는 직업이 이렇게 성장할 수 없었다”며 “창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이 직무를 어떻게 확장시킬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창직”이라고 밝혔다.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면서 청년고용이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는 건 기존의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미로 새로운 직무와 직업을 창출하는 것이 직접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 새롭게 직업을 발굴한 창직자 및 해외의 신직업 도입자, 신직업 창출 기업 등의 회원으로 구성된 협회는 창직 공모전, 창직 전문인력 육성사업, 창직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창직의 활성화 및 새로운 일자리 창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협회장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서는 단순히 구직을 돕는 것을 넘어 창직 진로 교육이 필요하다”며 “베이비부머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중장년층과 취업취약계층의 창직 지원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청년들의 창직(創職) 아이디어를 평가하는 '제2회 창조캠퍼스 아이디어 어워드'가 개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