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채용을 실시한 결과, 합격자 중 영어점수 미보유자 비중이 오르는 등 ‘스펙 쌓기’ 관행이 다소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9월30일부터 10월14일까지 25개 공공기관 신규취업자 3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의 39.8%는 영어점수를 보유하지 않았다. 영어점수 미보유 합격자의 비중은 4년제 대학 졸업자(20.5%)와 석사급(36.4%)에서 평균치를 밑돌았지만, 고졸자(77.1%)와 전문대 졸업자(89.3%), 박사급(80.0%)에서는 70%를 상회했다.
학원이나 인터넷강의 등 사교육 의존도도 함께 줄어들었다. 설문 대상자의 절반 가까이 셀프스터디(31.9%)와 NCS 사이트(15.2%)로 취업을 준비했다고 답했다.
특히 출신학교에 대한 차별이 크게 줄었다. 7일 고용부가 주최한 ‘공공기관 능력중심채용 경진대회’에 참여한 30개 기관의 개별사례를 보면 남동발전의 10명당 출신대학 분포는 2014년 3.7개에서 지난해 4.9개로 늘었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의 고·전문대졸 비중은 0%에서 25.0%로 상승했다.
설문 대상자들 또한 NCS 채용 방식에 대한 만족도 조사에서 ‘출신학교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항목에 가장 높은 4.13점(5점 만점)을 줬다.
아울러 신규취업자의 중도퇴사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8.9%에서 0%로, 전기안전공사는 17.6%에서 13.9%로, 서부발전은 7.8%에서 1.5%로 각각 중도퇴사율이 감소했다. 또 직무교육기간이 33주에서 20주로 감소하고(서부발전), 허수지원자가 4833명에서 2263명으로 줄어드는(국립공원관리공단) 효과도 있었다.
한편 정부는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확산을 위해 연내 230개 공공기관, 내년까지 전 공공기관에 능력중심채용을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캠페인 등을 통해 대기업들의 자율적 확산을 유도하고,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컨설팅을 지원해 우수사례를 도출할 계획이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황교안 국무총리가 7일 오후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열린 스펙초월 능력중심채용 사업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