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조원동 전 수석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

검찰 구형보다 높아..."허위진술 교사 등 죄질 무거워"

입력 : 2016-04-06 오전 11:20:37
[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사실상' 음주운전을 한 게 아니다"고 변명했던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집행유예는 검찰이 구형했던 벌금형보다 더 중한 징역형이다. 법원은 조 전 수석의 변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 이환승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측정거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수석에게 "공소사실 모두가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함께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대리기사 한모씨에게는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의 주장대로 대리기사인 한씨와 운전을 바꾼 직후 사고가 발생했다면 피해차량의 블랙박스와 구청 CCTV 등에 한씨의 모습이 어느 정도 촬영됐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한씨의 모습은 어느 자료에서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음주운전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조 전 수석의 진술은 믿기 어려워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조 전 수석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일으킨 후 정당한 이유 없이 경찰의 음주 측정에 응하지 않았고 자신의 범행을 숨기려고 한씨에게 교사해 허위사실을 진술하게 했다"며 "이는 국가의 형사사법 작용에 지장을 초래해 책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씨의 죄책도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면서 "두 사람에 대한 검찰의 구형량은 약하다고 보여 직권으로 이 같이 판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결심공판에서 조 전 수석과 한씨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과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이에 조 전 수석은 혐의를 모두 인정하면서도 "당시 집 근처서 차가 많이 밀리자 한씨에게 미안한 마음에 얼마 안 되는 거리를 직접 운전한 것"이라면서 "사실상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조 전 수석은 지난해 10월28일 밤 10시20분경 술에 취한 채 승용차를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고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벌금 700만원에 약식 기소됐다. 경찰 조사에서 '한씨가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한씨에게 같은 취지로 진술하라고 시킨 혐의(범인도피 교사)도 있다. 한씨는 조 전 수석의 부탁에 따라 경찰 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한 혐의(범인도피)로 함께 약식 기소됐다.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사건을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음주운전을 한 뒤 사고를 내고 경찰의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차 공판을 마치고 지난달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가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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