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불확실성 해소됐지만 …"주가 정상화는 시기상조"

자산건전성 리스크 여전 …단기 시너지 발생 가능성도 낮아

입력 : 2016-04-06 오후 4:27:48
[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현대증권(003450)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매각 불확실성을 줄였지만, 주가는 정체된 흐름을 지속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증권의 주가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신중한 접근을 권하고 있다.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증권은 전날보다 170원(2.55%) 하락한 6500원에 마감됐다. 지난해 말 매각 무산으로 연초 52주 신저가 수준까지 내려왔던 주가는 재매각이 가시화되고 인수전이 흥행하면서 상승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정작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가 KB금융(105560)지주로 발표되자, 다시 하락권으로 돌아선 모습이다. 주가는 지난달 30일 이후 이날까지 5.4% 떨어졌다. 그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인수합병(M&A) 재료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소멸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투자 심리가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각 관련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아직 풀어야 할 난제가 많다는 이야기다. 우선 현대증권과 얽힌 자회사가 적지 않은 만큼 자산건전성 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인수하기 전) 자산건전성을 확보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저축은행 자회사의 부실 처리가 진전되기는 했지만, 아직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져)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상존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B금융과의 합병 이후 중장기 시너지가 예상되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효과가 단기간에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인수가 마무리되더라도 당장 시너지가 기대했던 것만큼 많이 날 수는 없기 때문에 섣부른 매수 판단보다는 통합 이후의 경영 방침 등을 지켜본 뒤 판단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현대증권의 주가 할인 요인이 여전하다는 점도 주가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원은 "다른 증권사들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자산관리, 트레이딩 영역 개척 등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현대증권은 여전히 브로커리지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낮은 비용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며 ”근본적인 수익성 개선과 (KB투자증권과의 합병 이후) 시너지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주가는 업종 변동성에 수렴하는 흐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의 매각 불확실성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해소됐지만 주가가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사 사옥. 사진/뉴시스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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