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기자] 법원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암살'의 표절 의혹을 인정하지 않았다. 소설가 최종림(65)씨의 저작물과 '암살'은 구체적인 표현이 서로 달라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최씨는 "두 작품의 스토리는 100% 유사하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1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재판장 김현룡)는 최씨가 "영화 '암살'이 자신의 소설 '코리안메모리즈'를 표절했다"며 최동훈(45) 감독과 제작사 케이퍼필름, 배급사 쇼박스를 상대로 낸 1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우선 "소설이나 영화, 시나리오 등 저작물 간에 실질적 유사성을 판단할 때 사건과 인물 유형 등의 공통점만으로는 저작권 보호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며 "구체화된 형식에서 표현의 유사성이 인정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씨의 저작물과 '암살' 사이에서 추상적인 인물 유형 등 사건 자체로서는 공통점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형식에 있어서는 서로 상당히 다르다"며 최씨의 표절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선고 후 최씨는 "내 소설과 '암살'의 스토리는 100% 똑같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최씨는 "내 소설 중 '불란서 사람들은 데카당스'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사실 투박한 독립투사에 어울리지 않은 표현이라고 생각해 수정하려다 말았다"며 "'암살'은 그 '데카당스' 표현까지 그대로 베꼈다"고 말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해 8월10일 '암살'에서 여성 저격수가 주인공인 점, 김구 선생이 암살단을 파견해 일본 요인과 친일파를 제거하려 한 점 등이 자신의 소설과 유사하다며 최 감독과 제작사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영화상영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다. 이후 법원은 "두 작품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없어 영화 상영이 최씨의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영화 '암살'이 1100만 관객을 돌파한 지난해 8월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메가박스에서 시민들이 관람할 영화관을 고르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