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중소·벤처기업의 투자은행(IB) 업무에 주력하게 될 6개 증권사가 최종 선정됐다. 선정된 증권사들은 점차 대형화 추세인 금융투자업계에서 중소 증권사들이 특화 전략을 내세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IBK투자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001200), KB투자증권,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키움증권을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에 15일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금융투자업 경쟁력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이 쉬워지고 투자자의 자금회수도 원활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증권사들은 정책금융지원을 통해 관련 기업정보를 활용하고 펀드운용 경험을 축적함으로써 추가 수익을 창출하고 IB 역량을 강화한다.
해당 증권사 관계자들은 “대형사는 IB 사업자로서의 라이선스를 가지고 덩치를 키우고 있는데, 중소기업 특화 증권사로서 하나의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6개 증권사가 중소기업 특화 금융투자회사에 지정됐다. 증권업계의 트렌드가 대형화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특화’는 ‘생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판도가 급변하고 있는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뉴스1
IBK투자증권은 금융위가 중기 특화 증권사를 선정하겠다는 뜻을 밝힌 초기부터 후보로 주목받아왔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선정을 계기로 중소·벤처기업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SME금융팀을 신설한다. 또 인수합병(M&A)과 사모펀드(PEF)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독립 본부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IBK금융그룹 역량을 활용해 비재무적 컨설팅 등 특화서비스를 제공하고, 창업부터 주식시장 상장 등 단계별로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모든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003470)은 무엇보다 범중화권 증권사로서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과 현지투자자의 가교 역할에 있어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다. 중국 현지 창업지원센터와의 교류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 기업이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통로가 되겠다는 것이다. 우선적으로는 전문중개업체인 와디즈, 인크와 협약해 유망 스타트업 기업을 발굴한다. 크라우드 펀딩 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기 위해 내년 4월에는 전문중개업에 참여할 예정이다. 또 지방 유망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 IB부문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익에 집착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중소벤처기업과의 상생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전했다.
키움증권(039490)은 창업단계의 기업에게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본을 공급하고 투자자에게는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그룹내 준비된 역량을 통합해 기업 지원에 내실을 키울 계획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특히 코넥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코스닥 상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트렌드가 대형화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특화’는 ‘생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대형사가 앞으로 더 나올텐데 중소형 증권사들은 생존하기 쉽지 않는 환경이다.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의 전 영역에서 경쟁이 어렵기 때문에 결국 생존전략으로서 특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황 박사는 “이같은 특화의 하나로서 중소기업에 초점을 둔 것은 중요한 모델 중 하나”라며 “해외상품 전담이나 부동산 업무, 인프라 투자, 하다못해 브로커리지에 중점을 두는 등 특화 모델은 다양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기 특화 금융투자회사 선정에는 총 13개 회사가 신청했다. 이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상위 6개사가 최종 결정됐으며 이들은 2년간 특화 증권사로 영업하게 된다. 실적이 미진하면 1년 중간평가를 통해 지정을 취소할 수 있다. 금융위는 이번에 선정된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003450)과 1년 내 합병되면
KTB투자증권(030210)을 추가 지정한다.
중기특화 증권사 인센티브 방안. 자료/금융위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