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진기자] 지난해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 수가 159곳을 기록해 지난 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치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지난해 신용평가사 실적’을 통해 작년 중 신용등급이 하락한 업체 수가 159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98년(171사)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며 같은 기간 신용 등급이 상승한 업체는 26곳에 불과하다.
신용등급 하락 업체 수는 지난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특히 지난해 신용등급 변동 성향의 경우 마이너스(-) 11.6%를 기록하며 전년(-7.7%) 대비 하락 폭을 늘렸다. 등급 변동 성향이 마이너스값이면, 신용등급을 하향한 비율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반적인 등급 하향 추세 탓에 AAA등급과 A등급의 신용등급 유지율도 하락했다. 지난해 AAA등급을 유지한 기업 비율은 전체의 90.4%로, 2014년(96.8%) 대비 6.4%포인트 축소됐다. 같은 기간 A등급은 85.6%에서 78.1%로 7.5%포인트 떨어졌다.
부도 발생 전 신용등급 조정 추이를 보면,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조정은 특정 기업의 부도 조짐을 미리 감지하는 일에 크게 기여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이 지난 98년부터 작년까지 신용등급 중앙값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부도 발생 전 36개월간 신용등급의 중앙값 범위는 BBB-에서 B0범위로 집계됐다. 부도 전부터 등급이 꾸준히 낮아지기는 했지만, 부도 직전까지 가서야 등급이 급격하게 하향 조정되는 추세가 일반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등급 전망이 산정된 기업은 95곳으로 이 중 ‘부정적’ 전망이 전체의 68.4%(65사)를 기록했다. ‘긍정적’ 전망은 31.6%(30사)에 불과했다. 향후 등급 하락 기조가 지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류국현 자산운용국장은 “자본시장의 중요한 인프라인 신용평가의 적시성과 신뢰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신용평가사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겠다”며 “현재 금융위원회, 신용평가업계와 공동으로 운영 중인 신용평가시장 점검·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신용평가제도 개선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이혜진 기자 yihj07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