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의 높은 벽에 고전을 면치 못했던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기아차(000270) 등이 경쟁력 높은 신차효과와 공격적인 홍보·마케팅 덕분에 내수시장에서 성장세를 타고 있다.
2일 한국지엠은 지난 한 달간 내수시장에서 총 1만3978대를 판매해 지난 2004년 이후 12년 만에 월간기준 최대 판매실적을 갈아치웠다.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는 신형 스파크가 지난달 실적을 견인했다. 쉐보레 스파크는 지난 한 달간 총 7273대가 판매돼 전년 동월 대비 62.4%가 증가했다. 스파크는 지난 3월 국내 승용차시장에서 현대차 아반떼를 제치고 판매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한국지엠의 이 같은 판매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첫선을 보인 중형 세단 올 뉴 말리부가 사전계약 하루 만에 2000대를 돌파하면서 고객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 설리번(Dale Sullivan) 한국지엠 영업·A/S·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올 뉴 말리부를 비롯해 연이은 신차와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 고객 최우선 서비스 등으로 올해 내수시장에서의 긍정적인 모멘텀을 이어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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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역시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9133대를 판매해 올해 들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론칭한 티볼리 브랜드가 판매실적을 견인했다. 쌍용차의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는 지난달 총 7788대를 판매해 출시 이후 월간 기준 최대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티볼리의 롱바디 버전인 티볼리 에어도 지난달 2342대로 전월 대비 무려 62.8% 판매가 증가해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현재 쌍용차는 티볼리 에어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출시를 앞두고 전세계 40여개국이 참가한 해외 대리점 대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하게 글로벌 네트워크 협력 강화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쌍용차는 5월 유럽을 시작으로 6월부터 중국 전역에서 본격 판매를 시작한다. 최종식 쌍용차 대표이사는 “티볼리 브랜드가 출시 이후 월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면서 “티볼리 에어가 티볼리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판매 물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총 8536대를 판매했다. 특히 SM6와 SM7의 판매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1.6% 증가했다. 르노삼성의 SM6는 총 5195대가 판매되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S-링크 등과 같은 고급 사양 부품의 수급 문제가 점차 해결되면서 이달부터 정상적인 출고가 가능해 판매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SM6와 함께 주력 세단인 SM7도 꾸준한 판매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SM7은 전년 동월 대비 무려 62.5% 증가한 590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무엇보다 SM7은 지난 2014년 4월 판매 이래 1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성장을 보인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4만8505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7% 판매가 증가했다. 기아차는 최근 출시된 신차 판매와 주력 RV 판매가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기아차는 신형 K7, 니로, 모하비 등 신차가 내수판매를 견인했다.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해외 판매가 감소해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월 대비 11.4% 감소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5만9465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가 하락하면서 굴욕을 당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성장 둔화, 환율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 어려운 시장상황이 지속되고, 이에 따라 업체간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