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독일의 화학·제약 대기업인 바이엘이 미국 최대 종자업체 몬산토 인수에 나섰다. 두 기업의 인수합병(M&A)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농화학기업이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바이엘이 몬산토를 400억달러(약 46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재정고문들과 내부적으로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몬산토에는 인수를 제안한 상태다.
현재 몬산토는 바이엘 외에도 또 다른 독일 화학업체인 바스프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농화학분야 점유율 2위(18%)인 바이엘과 종자분야 점유율 1위(26%)인 몬산토 두 기업이 만나게 되면 농화학시장 점유율이 32%에 달해 업계 1위 농화학 공룡기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농업분야 매출도 기존의 120억달러에서 280억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FT는 만약 이번 M&A가 성사되면 듀폰과 다우케미컬, 캠차이나와 신젠타에 이어 최근 6개월래 세번째로 큰 규모의 합병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수년 동안 농작물이 풍작을 이루면서 곡물가격이 하락해 농부들의 소득은 물론 관련 기업들의 이익도 크게 줄었다. 이에 농화학업계의 합종연횡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폴 마소우드 스티펠 전략가는 "곡물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기업들의) 합병은 기업 경쟁력 강화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몬산토와 바이엘 두 기업 모두 규모가 큰 만큼 이번 M&A는 규제당국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FT는 "애그리비즈니스(농업관련산업)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규제가 이전보다 더욱 심해졌다"며 "지난해 미국 법무부는 전 업종을 통틀어 20개 계약에 대해 퇴짜를 놓았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서 네 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M&A에 대한 몬산토의 미지근한 태도 역시 걸림돌이다. FT는 몬산토가 바이엘이나 바스프와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에는 관심이 있지만 이들 기업 산하로 들어가는 것에 대해서는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