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미국 소아과학회(AAP)에서 아이의 자폐증 검사 시기를 생후 18~24개월 사이로 앞당기도록 권고지침을 발표한 이후 부모들의 자폐증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증가하면서 미국에서는 자폐증 조기진단이 정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뉴욕의 몬트피어병원 아동평가재활센터가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자폐증 진단을 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분석 한 결과 미국 내 자폐증의 진단 연령이 평균 4세에서 2.5세로 낮춰지는 성과를 나타냈다. 2005년 이전에 출생한 아이들의 자폐 진단 평균 연령이 4세였던 반면 2005년 이후 출생 아이들은 2.5세로 현격하게 당겨졌다. 이 연구의 책임자인 마리아 발리센티-맥더못 박사는 "천편일률적인 자폐증 진단 검사의 효율성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필요하지만 조기 진단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24개월 이후 아동들을 대상으로 한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제공하는 검진항목 중 '발달선별검사 및 평가 항목'에 자폐스펙트럼장애(ASD) 관련 증상 총 5개 항목을 추가해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추가항목은 눈맞춤 능력이나 언어능력 호명 반응 등을 체크할 수 있어 자폐의 조기진단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영유아검진을 통한 자폐증의 조기진단율이 증가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자폐 조기진단의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검사법은 ‘M-CHAT’이라는 검사법이다. M-CHAT은 생후 16-30개월 사이 영유아의 자폐증상을 체크하는 검사로 유럽에서는 영유아의 자폐증상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스크린테스트 방법으로 널리 쓰여지고 있다. 미국에서도 그 타당성이 인정돼 조기진단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의학적으로 채택되지 않고 있다. 이중 변별력이 높다고 보고된 6개의 문항은 ▲타인에 대한 관심, ▲흥미로운 것 지적하거나 보여주기 ▲모방하기 ▲이름에 반응하기 ▲공동 참조물에 대한 반응하기 등을 평가하기 위한 문항들이다.
자폐증을 조기발견하면 완치가능성이 높아지기에 영유아검진에서 자폐증의 조기검진을 추가항목으로 시행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영유아검진을 시행하는 의료인들이 자폐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이 실효성에는 의문이 있다. 의료진들의 교육이 강화되고 M-CHAT의 유효성에 근접한 한국형검사항목을 갖추어 한국형 조기진단 체계를 확립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경원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