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승주 체제 3개월…한화투자증권, 실적개선 과제 당면

대규모 손실 ELS 분야 개편…리서치센터 강화도 추진

입력 : 2016-05-23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한화투자증권(003530)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올해 2월말 취임한 여승주 대표에게는 향후 실적개선이라는 쉽지 않은 과제가 주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9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24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3분기와 4분기 각각 139억원, 520억원 규모의 적자를 보였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166억원 손실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우호적인 시장상황을 반영해 해외지수연계 ELS 발행잔고를 1조9000억원까지 확대했지만 자체 헤지 관리에 실패하면서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 대표의 취임 시점이 올해 2월29일이며 ELS 관련 손실은 전임 대표 시절에 기인한 만큼. 1분기 경영책임을 여 대표에게 묻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여 대표는 실적악화의 원인이었던 ELS 실적 회복을 위해 최근 ELS 담당 본부장과 임원을 교체했다. 또한 OTC 영업팀과 운용팀을 분리했고 금융공학팀도 운용사업부에서 떼어 냈으며, 전문가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ELS 실적회복을 위해 조직개편 등을 단행했다. 사진/김재홍 기자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한 곳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올바른 결정이 이뤄지지 못해 손실이 확대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견제와 균형’의 원칙을 확립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ELS 문제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ELS의 상품 특성 상 상환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만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수주산업 빅 배스(Big Bath)와 같이 한 번에 손실로 털어내서 끝낼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도 ELS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리서치센터 기능 강화에도 나섰다. 2012년에 70명이 넘던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8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지속적인 인력 유출로 인해 증권사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물론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여 대표는 지난달 리서치센터장을 교체했고 그룹 계열사 내에서 RA(Research Assistant)를 충원하는 방안을 시행했다. 그룹 내 건설, 금융, 에너지, 방산 등 계열사의 직원을 RA로 채용해 각 분야의 전문성을 반영한다는 복안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리서치센터가 수익성은 크지 않지만 증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며 “여 대표의 ‘소통 경영’으로 과거에 비해 조직 분위기가 개선됐으며, 이에 따라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