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50일 내홍' 봉합 수순 밟나

김희옥 비대위원장 사실상 추인…'수적 열세 비박계가 결국 밀려' 평가

입력 : 2016-05-30 오후 3:40:26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총선 참패 후 계파 갈등으로 내홍을 겪어온 새누리당이 50여일 만에 '계파 청산'을 천명하고 나섰다. 친박계가 밀었던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은 비박계의 특별한 반대나 이견 없이 의원총회를 통과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30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계파주의 혁파가 국민들의 뜻이라는 것에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며 “계파주의 혁파 노력에 모두가 동참하고, 이를 위한 선언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비록 선거에는 패배했지만 스스로 변화하고 거듭나는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집권 여당의 새로운 면모로 일신하는 노력을 하겠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구성 전 1박2일 워크숍을 통해 회포도 풀고 단합도 다지고 계파주의 혁파를 위한 대국민 선언도 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지도체제 개편과 관련해 “(지난주 정진석·김무성·최경환) 3자 회동에서 의견 개진이 있었지만 어떤 것도 합의된 게 없다”며 “앞으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의 민주적 논의 절차를 거쳐서 확정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3자 회동의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의총에서 나온데 따른 해명으로 보인다.
 
이로써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김 비대위원장 인선에도 반대 의견이 나오지 않아 다음달 2일 열리는 상임전국위와 전국위에서 인선안이 무난히 추인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비대위원장 내정에 친박계 의중이 담겼다는 말이 나오면서 비박계의 반대가 있지 않겠냐는 전망이 있었다. 그러나 이날 누구도 이 문제에 토를 달지 않았다고 복수의 의총 참석자들이 전했다. 결국 구심점 없는 비박계가 수적 우위에 있는 친박계의 힘에 밀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은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김희옥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해 다들 박수치며 동의하는 분위기였다"라며 “많은 의원들이 계파 청산에 가장 강력한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당초 정 원내대표가 발표했던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새누리당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그런 결기 있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비박계 비대위가 무산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친박계 핵심인 홍문종 의원도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해 “다들 그냥 박수치는 분위기다. 또 어떻게 다시 할 수 있겠나”라며 “지난번에는 전국위 (개최 사실을) 몰라서 참석 못했는데, 이번엔 참석해서 잘 하기로 하겠다는 그런 분위기”라고 전했다.
 
관심을 끌었던 비대위원 인선은 이날 이뤄지지 않았다. 김 비대위원장 내정자는 의총에 참석해 인사말을 한 후 곧 바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그는 회의장 밖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 “현재는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며 “전국위 전에는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규제개혁특별법, 규제프리존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고용보험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사이버테러방지법, 청년기본법 등 9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희옥 비대위원장 내정자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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