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배임수재·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민영진(58) 전
KT&G(033780) 사장이 23일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이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석우)는 이날 민 전 사장의 혐의를 무죄로 판결한 1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공여자가 수사를 받는 대상자라고 해서 선처 때문에 허위 진술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상 부정부패 수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 판결에 대해 즉시 항소해서 시정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현용선)는 금품을 제공했다는 이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민 전 사장에 대해 "전체적으로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민 전 사장에게 금품을 제공했다는 진술자들이 수사 기관과 재판에서 범죄 혐의로 추가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위로 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선처받을 기대로 허위 진술할 가능성을 부각하면 반부패 수사에서 확보한 진술을 법정에서 유지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뇌물 자금이 확보돼 있었고, 뇌물을 제공했다는 다른 사람의 정황도 추궁해 진술한 것"이라고 맞섰다.
앞서 검찰은 이모(61·구속 기소) 전 부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4000만원을 받고, 협력업체로부터 업무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지난 1월5일 민 전 사장을 구속 기소했다.
민 전 사장은 2010년 KT&G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당시 가격을 높게 받기 위해 용역업체 대표 강모씨를 통해 청주시 공무원 이모씨에게 6억6000만원 상당 의 뇌물을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KT&G 비리를 수사한 결과 전·현직 사장, 전 부사장 등 주요 임직원 7명, 협력·납품업체 임직원 17명 등 총 42명을 기소하고, 이중 15명을 구속 기소했다.
협력업체와 부하직원에게 억대의 금품을 받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민영진(58) 전 KT&G 사장이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