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도 지검장도 위로·사과 한 마디 없었다"

고 김홍영 검사 어머니, "피토하는 심정" 오열
폭우 뚫고 부산서 상경…"대검, 그동안 뭐했나"

입력 : 2016-07-05 오후 6:40:27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부장검사도 지검장도, 검찰총장도, 장관도 지금까지 누구 하나 위로나 사과 한 마디 안 했다. 아들이 4개월 동안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을 생각을 하면 피를 토하는 심정이다."
 
지난 5월1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홍영 검사(33·사법연수원 41기)의 어머니 이모(58)씨는 이렇게 절규했다.
 
이씨는 아들의 49재를 하루 앞둔 5일 기자회견에서 “대검찰청은 진정서가 접수되고 언론에서 보도된 뒤에야 진상조사에 착수했다”며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며 분노했다.
 
그는 “부장검사를 대검에서 철저히 조사한 뒤 해임하고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것이 아들의 한을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검찰은 진지하게 반성해 다시는 우리 아들이 겪은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번 기자회견은 김 검사의 사법연수원 41기 동기들이 마련한 자리다. 이씨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쏟아지는 폭우를 뚫고 자택이 있는 부산에서 올라왔다.
 
기자회견은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41기 동기 990여명 중 712명(실명 450명)이 집단성명서를 내고 김 검사의 죽음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동기생들은 “1993년 부산지검과 2011년 대전지검의 젊은 검사가 자살한 원인도 상관으로부터 받은 인간적 모멸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김 검사에 대한 폭언·폭행과 업무 외적인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를 철저히 조사해 합당한 조치를 취하라”고 대검에 강력히 촉구했다. 
 
대검은 사고 발생 직후 감찰본부와 서울남부지검을 통해 진상조사를 실시 중이다. 현재 김 검사의 자살 원인을 제공한 김모 부장검사는 서울고검으로 전보 조치됐다.
 
유족들이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김수남 검찰총장이나 김진모(49·연수원 19기) 서울남부지검장은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편, 유족들과 김 검사의 동기 법조인들은 이날 기자회견 뒤 대검을 방문해 조기룡(51·연수원 26기) 감찰본부 감찰1과장을 만날 예정이었으나 만남이 이뤄지지 못해 동기들의 집단성명서만 전달했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지하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홍영 검사의 죽음에 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故 김 검사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스1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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