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장기근속 노동자들의 실직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조사됐다.
2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구직급여 신규신청자 중 210일 이상 장기수급 대상자는 4만4934명으로 지난해 2분기(4만2314명)보다 6.2%(2620명) 증가했다. 반면 90일 대상자는 3.9%, 120일 대상자는 3.8%, 150일 대상자는 2.5% 감소했다.
구직급여의 소정급여일수는 이직일 기준 연령과 피보험기간에 따라 정해진다. 30~49세는 10년 이상 고용보험에 가입했을 때, 50세 이상 또는 장애인은 5년 이상 10년 미만 가입했을 때 210일 이상 장기수급 대상자가 된다. 240일 수급은 고용보험에 10년 이상 가입한 50세 이상 또는 장애인만 가능하다. 따라서 210일 이상 대상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중장년 실업자가 늘었음을 의미한다. 실제 210일 이상 대상자 중 60세 이상은 14.6%(1421명), 50대는 4.6%(791명) 각각 늘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2372명, 17.3%), 보건업(297명, 9.6%), 숙박·음식업(224명, 20.4%)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제조업 중에서는 300인 이상 사업장에서 장기수급 대상자가 큰 폭(1301명, 51.6%)으로 늘었다.
정부의 구조조정에 반발,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와 대우조선 노동조합이 지난 15일 경남 거제 도심에서 공동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울러 전체 신규신청자 수는 22만38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1479명)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단기수급 대상자가 줄어든 데 따른 영향이다. 산업별로는 제조업(3345명, 7.2%), 숙박·음식업(1408명, 13.1%), 공공행정업(488명, 6.3%)을 중심으로 신청자가 늘었다. 건설업(-2512명, -11.0%), 보건업(-1318명, -5.0%) 등에서는 신규신청자가 줄었다.
특히 중분류상 조선업이 속한 기타 운송장비업에서 신규신청자 수가 143.0%(2372명) 급증했다. 이를 고려하면 제조업에서 증가한 구직급여 장기수급 대상자 중 상당수는 기존에 조선업체에서 일했던 중장년 실직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고용부 관계자는 “기타 운송장비업에 조선업이 포함돼 있지만 해당 업종의 모든 신청자가 조선업 종사자였다고는 단정할 수 없다”며 “장기수급 대상자 중 조선업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도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사업장(1875명, 5.0%), 100~299인 사업장(197명, 0.8%) 순으로 신규신청자 증가폭이 컸다. 신청자가 늘어난 300인 이상 사업장은 주로 제조업에 몰렸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에서만 9.0%(2550명)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2535명, -5.2%)과 대전(-817명, -11.7%)에서 감소한 반면, 조선업체가 밀집한 울산(1856명, 36.1%)과 경남(1397명, 9.5%)에서는 큰 폭으로 늘었다. 반복 신청자의 경우에는 5년간 4회 신청자 소폭 증가(83명, 3.7%)했으며 2회 신청자와(-1027명, -2.2%) 3회 신청자(-310명, -3.2%)는 줄었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