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재원, 4년만에 선친 앞에 선다

입력 : 2016-08-23 오후 5:04:04
최태원 SK 회장(왼쪽),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사진/SK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최태원 SK 회장 형제가 4년 만에 선친의 묘소를 찾는다.
 
오는 26일은 고 최종현 회장이 작고한 지 18주기로, 이날 두 사람은 경기도 화성시 봉담읍에 있는 선영을 찾아 추모식을 진행한다. 15주기엔 최태원 회장이 불참했고, 16주기엔 형제 모두 수감 중이었다. 17주기엔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은 최태원 회장만 참석했었다. 올해는 최재원 SK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가석방돼 추모식에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비롯해 자녀들과 사촌 형제 등 가족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진들도 참석한다. SK 관계자는 “추모식은 당일 오전 1시간 정도 진행될 것”이라며 “선대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 CEO들이 대부분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이 다수 경영진을 만나는 것도 오랜만이다. 수감생활에선 벗어났지만 출근경영을 재개하진 못한 상태다. 이달 특사에서 제외되며 경영 복귀가 요원해졌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징역형은 종료 후 5년간 취업제한이 걸려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하다. 등기임원에 오르지 않고 무보수로 활동하더라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는지 법리해석이 필요하다. 대신, 최 부회장이 출소 당시 경제활성화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힌 만큼 원거리에서나마 그룹 경영을 후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출소 후 지인들을 만나는 한편 건강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종현 회장은 형인 최종건 창업회장이 타계하고 1973년 11월24일 선경화섬과 선경합섬의 사장으로 취임하며 경영권을 승계했다. 회장 취임 이후 유공과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며 현재 SK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한 석유와 통신, 양대 축을 형성했다. 유공은 1996년 제5 공장을 완공하며 하루 20만배럴의 정제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의 정유공장으로 성장했다.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를 내세워 성공률이 낮은 해외 유전개발에도 적극 나섰다. 수직계열화도 추진해 1991년 휘발유와 기초유분부터 합성고무 및 합성섬유 원료까지 생산시설을 확보했다.
 
1992년에는 차세대 성장사업으로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선경텔레콤을 설립하고 제2이동통신 사업권을 획득했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과 사돈인 관계로 특혜 시비에 휘말려 사업권을 반납하는 등 굴곡을 겪었다. 고인은 다음 정권에서 사업권 취득 대신 한국이동통신을 인수, 1994년 이동통신 원천기술인 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아 재계의 거목으로 활동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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