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중인 삼성SDS의 주가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보유지분 일부(2.05%)를 매각한 이후 하락세를 탔다. 물류사업 분할 검토 공시 이후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 31일 16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삼성SDS 주가는 줄곧 20만원대를 유지하며 한때 33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삼성 계열사들의 시스템통합(SI)과 시스템유지보수(SM)를 도맡으며 IT서비스 부문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렸고, 물류업무아웃소싱(BPO) 사업도 삼성전자 물량을 중심으로 외형을 키우던 터였다. 무엇보다 이재용 효과가 컸다. 삼성전자로의 인수합병 기대감이다. 때문에 주가도 큰 부침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서울 잠실 삼성SDS 사옥 앞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1월 이 부회장의 지분 매각 이후 하락세를 타더니 2월 10만원대로 떨어진 이후 좀처럼 치고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6월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이후 소액 주주들이 서울 잠실 본사를 찾아 항의하면서 회사에 대한 불안감도 증폭됐다. 이에 삼성SDS는 물류사업의 삼성물산과의 합병설에 대해 부인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주가는 여전히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 측이 재공시일로 제시한 9월30일을 한 달 남겨둔 상황에서 물류사업부문과 IT서비스사업부문의 향방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삼성SDS는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방식을 택할 것이 유력하다. 소액 주주들의 항의 방문 때 박성태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도 “분할을 하게 된다면 인적분할을 할 예정”이라며 “주주가치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인적분할은 주주 구성이 동일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이다. 기존 삼성SDS 주주들이 분할돼 새로 생기는 회사의 주식도 삼성SDS 지분만큼 보유하게 된다. 신설회사가 매각되더라도 주주들이 이익을 볼 수 있다. 물적분할은 존속회사의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삼성SDS가 새로 생기는 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게 된다. 기존 주주는 삼성SDS 주주만 보유하고 신생 회사의 지분은 없다.
관심의 대상인 물류사업부문은
삼성물산(000830)의 자회사로 편입되는 방안이 거론된다. 물류사업부문은 지난 2분기 매출 8387억원, 영업이익 41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7.8%, 517% 급증했다. 영업이익률도 5%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1%에 비해 훌쩍 뛰었다.
삼성SDS의 지분은 2분기말 현재 삼성전자가 22.5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삼성물산(17.08%)이 뒤를 잇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등 총수 일가가 17.0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총수 일가의 보유지분은 2조원을 상회하는 규모”라며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화보다 그룹 내의 계열사와 합병 등을 통해 지분가치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