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자 성추행한 대학교수, 9400만원 배상해라"

피해 제자에 7000만원…'스트레스 장애' 부모에 2400여만원

입력 : 2016-09-18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법원이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제자를 성추행한 교수에게 9400여만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4(재판장 서민석)A(25·)씨와 그의 부모가 K대학교 교수 이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씨는 9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A씨에게 7000만원, 부모에게 2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강제 추행이 불법행위를 구성할뿐만 아니라 이씨는 사회통념상 일상생활에서 허용되는 단순한 농담 또는 지도교수로서 제자에 대한 호의적인 언동을 넘었다"며 "A씨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해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A씨의 부모는 미혼인 전도유망한 딸이 대학원에서 지도교수로부터 강제추행과 성희롱 등의 피해를 당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되고, 딸이 학업을 포기하는 상황을 지켜보게 됐다"면서 "A씨 부모가 정신적 고통을 입은 사실이 명백하다"고 했다.
 
2010K대에 입학한 A씨는 2014년 이 대학원 경영정보공학부 석·박사 통합과정에 진학했다. 이씨는 A씨가 학부생 당시에 교수로서 그를 알게 됐다. A씨가 대학원 진학 후 이씨가 지도교수를 맡았다.
 
이씨는 2014819일 오후 K대학교 산학관 지하 3층 주차장에 있던 자신의 차 안에서 조수석에 앉아있는 A씨 어깨를 세게 붙잡아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성추행했다
 
이씨는 4일 뒤 오후 8시쯤 자신의 연구실에서 작업을 하던 A씨 옆으로 다가가 허벅지를 손으로 만지고 뺨에 입을 맞추는 등 강제 추행했다.
 
A씨는 20149월 휴학 후 이씨를 강제 추행죄로 고소했다. 1심을 맡은 서울동부지법은 강제추행 혐의 전부와 병합된 사기 혐의 일부를 유죄로 인정하고 이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서울법원종합청사. 사진/뉴스토마토 DB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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