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대우조선해양(042660) 비리 의혹에 연루된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1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강 전 행장은 이날 오전 9시28분쯤 서울고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압력을 행사해 관련 업체에 부당 지원하도록 지시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평생 조국을 위해서 일했다. 공직에 있는 동안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바이오업체 부당 지원에 대해서는 인정하는지, 한성기업에 특혜성 대출을 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 물음에는 "검찰에서 잘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이날 강 전 행장을 상대로 대우조선해양이 B사와 55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강 전 행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2월부터 2009년 2월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냈고, 이후 2011년 3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산은금융그룹 회장 겸 산업은행장을 역임했다.
특별수사단에 따르면 B사는 지난 2012년 2월 대우조선해양과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에탄올 생산 상용화 플랜트 기술 개발' 용역에 관한 투자 계약을 맺고, 그해 18억7000만원, 2013년 25억3000만원을 받았다.
B사는 플랜트 용역과는 별개로 2011년 9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4억9999만8000원, 대우조선해양의 자회사인 BIDC로부터 4억9999만8000원을 지분 투자 형식으로 지원받았다.
당시 남상태(66·구속 기소) 전 사장은 임원과 실무자가 사업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강력히 반대했는데도 강 전 행장의 요구에 따라 이사회의 승인을 피하면서 B사에 대한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특별수사단은 용역에 대한 요건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총 44억원을 편취하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B사 대표 김모씨를 지난 13일 구속 기소했다.
특별수사단은 수산물 가공식품 제조업체 한성기업이 지난 2011년 산업은행으로부터 수십억원의 특혜성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 과정에서 강 전 행장이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도 조사할 예정이다.
강만수 전 경제부총리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사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참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