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사람에게 공포를 느끼는 자폐증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09-19 오후 1:16:38
자폐아동의 행동양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심리상태를 주되게 규정하는 공포감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자폐스펙트럼장애인들은 일반인에 비해 공포감을 쉽게 느끼며 그로 인해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 EBS 다큐멘터리 <세계의 눈>에 소개된 자폐증 소년 스코트에게 왜 사람 눈을 쳐다보며 대화를 하지 않느냐고 질문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에 대해 스코트는 "사람 눈을 쳐다 보는 것이 힘든데 왜냐하면 기분이 나빠진다"고 답을 한다. 사람 눈을 쳐다보면 불쾌한 감정이 들어 차라리 안 보는 게 편하다는 것이다.
 
그 불쾌한 느낌의 정체는 무엇일까? BBC 다큐 <자폐증의 수수께끼>에서 소개된 재능 있는 화가이자 자폐 환자인 데비드 브라운스버그는 이에 대한 답을 준다. 자신은 항시 불안했으며 자폐증 환자들은 뿌리깊은 불안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접할 때 불안감은 증폭되기에 사람들만 보면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다.
 
자폐증 환자들이 겪는 극심한 불안증과 공포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이는 자폐증 환자에게 매우 독특한 뇌 구조가 발견되는 것으로 답을 찾을 수 있다. 자폐증 어린이들은 뇌편도체가 정상 어린이보다 크다고 한다. 편도체란 대뇌변연계에 있는 지름 2㎝ 정도의 아몬드(편도) 모양을 한 구조물로 인간 감정 정서와 관련한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편도체의 역할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공포감도 실체가 없는 공포감을 대뇌기억에 의존하여 느끼게 한다. 예컨대 고소공포증같이 실제 발생하지 않은 공포감을 느끼게 하는 장소도 편도체에서 이루어진다고 한다.
 
편도체가 커진 원인을 정확히 일수는 없다. 다만 분명한 것은 편도체의 이상증식이 있으며 이로 인하여 공포증이나 불안감정에 민감성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놀라운 것은 사물이나 특정 상황보다도 사람에 대한 공포감이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접하는 것은 자폐아동들에게 공포감을 조성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한다. 집에서 눈맞춤을 하던 아이가 외부에서 눈맞춤을 기피한다면 공포감에 떨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사람들이 많은 공간은 그 자체로 자폐아동에게는 힘겨운 공간임을 알아야 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가까운 사람들의 따듯한 포용이다. 그리고 아주 천천히 사람과 상황에 익숙해지도룩 유도해야 하며 강제접촉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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