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뇌파 검사, 간질(뇌전증) 한방치료에도 필수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08-30 오후 2:38:31
지난 26일 서울고법 행정2부가 한의사의 뇌파기계 사용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이는 뇌파 기계를 한의사가 이용하는 것의 적법성 논란에 대한 재판 결과다. 법원이 이와 같은 판결을 한 것은 의료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의료기기 사용 역시 보편화돼야 한다는 판단을 중시했다는 의미다.
 
뇌파 기계는 뇌 질환에 다양하게 사용되는 진단기계지만 특히나 중요한 영역은 뇌전증(간질)의 진단과 검사에 필수적이다. 그러나 법률적인 제약이 있어 한의사 대부분은 뇌파기계를 진료에 전혀 사용 또는 참고하지 않는 추세다. 심지어 뇌파검사의 유효성을 부정하는 한의사들도 많아서 안타까운 현실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난치 간질의 한방치료를 해오며 뇌파 검사를 필수적인 진단도구로 사용했다.  특히나 간질치료와 관련한 국제적인 수준의 논문을 준비할 때 뇌파검사자료는 해외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그래서 논문을 준비 발표하는 과정에 어렵게나마 양방과의 협진을 통해 뇌파검사기계를 이용해 진료를 해왔다. 아마도 간질의 한방치료에서 뇌파를 이용하여 진료를 하는 유일한 의료기관이었을 듯하다.
 
뇌파 기계를 소유하고 뇌파 판독도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법률적인 제약으로 양방과의 협진이라는 번거로운 과정을 오랫동안 겪어왔다. 그런데 이번 법원 판결을 통해 협진 없이 자체적으로 뇌파검사를 진료에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제 좀더 쉽게 검사하고 좀더 쉽게 자료를 만들 수 있으니 간질치료에서 한방치료의 영역이 보다 분명해 질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번 판결이 뇌파에 무관심한 상태에서 간질을 치료한다고 하는 일부 한의사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뇌파 검사 결과 없이는 간질의 예후를 알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증세의 경중을 판단하기도 어렵다. 법률적인 제약을 이유 삼았던 핑계거리가 사라진 지금은 뇌파검사를 필수적으로  진료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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