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자폐증, 빙글빙글 도는 것에 집착하는 이유

(의학전문기자단)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입력 : 2016-09-06 오전 6:00:00
자폐증 아동들은 일반적으로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에 집착을 하는 경향이 있다. 돌아가는 물건이 있으면 넋을 놓고 보게 되고, 때로는 스스로 물건을 돌리며 노는 경향이 있다. 병원에서 자페증 아동들을 진료하다보면 회전의자인 진료용 의자를 정신없이 돌리며 노는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나는 왜 팔짝팔짝 뛸까'의 저자 히가시다 나오끼는 자동차 바퀴 돌아가는 것에 강한 집착을 보인다. 사람과 이야기하다가도 창밖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달리는 차의 바퀴를 보곤한다. 간혹 자폐아동들이 자동차를 좋아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자동차라는 물체가 아닌 바퀴 돌아가는 것에 관심이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선라이즈 프로그램에 원형이 된 라운 카우푸만은 어릴 적 모든 회전시키는 증세를 보였다고 한다. 주로 접시를 돌리면서 회전운동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것이다. 물건을 돌리거나 회전운동체에 멍하니 정신을 놓고 집착하는 아동들을 보면 마취되어 정신이 나간듯한 형상을 보이는 안타까움에 보호자들은 행동을 제지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이 회전운동체에 집착하는 것은 시각적인 자극을 이용한 전정신경계에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보인다. 인간의 전정신경계는 어지러움을 느끼는 기관인데 신체적인 회전운동만으로 어지러움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시각적인 정보와 신체적인 정보와의 불일치는 전정신경계의 정보처리에 혼란을 유발하여 어지러움을 만들어낸다.
 
예컨대 돗수가 안맞는 안경을 끼면 어지러움이 발생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또한 차를 타면 나타나는 멀미도 시각정보와 전정감각의 불일치가 만드는 신경계의 혼란 현상이다. 돌아가는 회전운동을 계속보고 있는데 신체는 정지되어 있는 상태의 불균형은 자폐아동들의 전정신경의 정보혼란을 만들어내고 이 불일치를 쾌감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
 
몸이 가려우면 손으로 긁어서 시원함을 느낀다. 솔솔 바람이 불면 바람을 느끼며 상쾌함을 느낀다. 일반인들이 정서적인 안정과 쾌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추구하는 자극추구 현상들이 있다. 자폐아동들 역시 자신들의 자극추구방식이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제지할 이유는 없다. 이 행동을 막기보다는 동료가 되어 함께 해줄 때 자폐아동의 사회성은 함양되기 시작한다.
 
 
◇ 김문주 아이토마토한방병원 대표원장
 
- 연세대학교 생명공학 졸업
- 가천대학교 한의학과 졸업
- (전) 한의사협회 보험약무이사
- (전) 한의사협회 보험위원
- (현) 한의학 발전을 위한 열린포럼 운영위원
- (현)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
- (전) 자연인 한의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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