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허위로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을 설립한 후 의료기관을 개설해 이익을 얻은 이사장과 사무장 병원 운영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반장 신자용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장)은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A의료생협 전 이사장 이모(5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 이사장 서모(57)씨와 사무장 병원 운영자 7명, 사무장 병원 알선 브로커 1명 등 9명은 불구속 기소됐고, 한의사 등 3명은 기소 중지됐다.
대책반에 따르면 이씨 등은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상 조합을 설립하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실제 조합원을 모집하지 않는 등 설립 조건을 위반해 의료생협을 설립했다.
의료생협 설립 후 직접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거나, 사무장에게 대여료를 받고 조합 명의로 부속 의료기관을 개설하게 하는 방법으로 서울·경기 일원에 총 17개의 의료기관을 개설한 혐의다.
이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등 총 48억원 상당, 민영보험사로부터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비용 3억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A의료생협 전 이사장 이씨는 지난 2009년 10월 취임한 후 직접 한의원 1곳 개설하고, 9개 의료기관 사무장에게 명의대여료 명목으로 보증금 1500만~2000만원과 매월 100만~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2010년 5월부터 2015년 1월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총 36억5000만원, 의료급여비용 총 1억5500만 원, 민영보험사로부터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비용 총 3억200만원을 받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도 적용됐다.
이씨가 운영하던 한의원을 승계받은 현 이사장 서씨는 이씨가 이시장 시절부터 의료생협 부속 의료기관을 운영해 오던 사무장으로부터 기존에 약정된 명의대여료를 계속 수수하고, 새로 1개 한의원을 직접 개설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A의료생협 부속 B병원 운영자 남모씨는 한의사로서 한의원, 한방병원, 요양병원만 개설할 수 있는데도 양방병원을 개설한 후 의사를 고용해 진료하게 하는 등 급여비용 총 2100만원, 자동차보험 진료수가비용 총 13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책반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사무장 병원이 받은 1억7000만원 상당의 의료급여비용에 대해서도 사기죄를 최초로 적용해 기소했다"며 "의료급여법에 따르면 의료법에 따라 설립된 의료기관만 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사무장 병원은 이를 청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