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게임사에서 종합 정보통신(IT)서비스사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NHN엔터테인먼트(181710)가 올해 마지막 분기를 앞두고 있지만 그동안 투자한 사업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할 전망이다. 3분기에도 증권사는 '투자중립'과 '영업이익 감소' 등을 전망하고 있어 광범위한 사업변신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판교에 위치한 NHN엔터테인먼트 본사. 사진/NHN엔터
4일 업계에 따르면 NHN엔터는 게임사업과 그외 페이코 등 IT서비스사업으로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신사업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투자만 늘고 있고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
이번 3분기 실적도 지난 7월 모바일게임 신작 '갓오브하이스쿨'의 출시했지만 현재 10위권에도 들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따라서 영업이익도 늘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2.2% 늘어난 2153억원, 영업이익은 10% 감소한 93억원 수준"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PC게임 부문은 보드게임의 규제완화 효과가 2분기 마무리되며 증가세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비보드게임 매출은 전분기 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NHN엔터는 2013년 네이버와의 결별 후 2014년부터 커머스·콘텐츠·모바일 광고 등 종합 IT서비스사로서의 변화를 위해 사업을 다각화하며 3년째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와 결별 후 만들고자 했던 IT서비스사로서의 청사진이 그려지고 있지만 이렇다할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물론 핵심사업인 페이코도 시장에서 투자대비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한 상황이 되면서 경영전략에 대한 의구심도 회자되고 있는 상황이다.
NHN엔터는 2014년부터 간편결제에 기반한 전자상거래 사업과 광고사업을 미래 캐시카우 사업으로 정하고 간편결제 '페이코'와 웹툰 '코미코' 신규 서비스를 내놓고, 음원서비스 '벅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약 3년이 지나고 올해 마지막 분기가 남겨진 시점에 간편결제서비스의 성과는 가입자 순위에서도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에 한참 못미치는 등 부진하고 관계사에 대한 투자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출시 1년 가까이 된 페이코는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경쟁 서비스에 한참 뒤처졌다. NHN엔터는 페이코와 시너지를 위해 벅스뮤직(1060억원), 한국사이버결제(641억원), 티켓링크(140억원), 티몬(475억원) 등에 굵직한 투자를 진행한 것에 이어 지난해 500억원의 마케팅비를 페이코에 지출한 바 있다.
7월까지 페이코 가입자는 560만명으로 최근 1000만명을 돌파한 카카오페이의 절반 수준이다. 가입자 1600만명을 넘긴 네이버페이의 3분의 1 수준이다. 포털, 메신저 등 강력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에 결제를 붙이는 경쟁사와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선점이 중요한 시장에서 사업간 시너지효과 보다는 과도한 마케팅비용만 투자해 초반 승기를 놓쳐 격차가 커졌다는 시장의 평가다.
간편 결제 외에 비게임 사업의 성과도 지지부진하다. 일본, 태국, 대만 등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웹툰 플랫폼 '코미코'는 비용 등의 증가로 아직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웹툰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NHN엔터의 관계사는 올해 상반기 69억7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공연, 연극, 스포츠 예매 서비스를 운영하는 NHN티켓링크도 마찬가지로 56억67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인수한 음원사업 벅스도 순손실 4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가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멜론 등에 한참 뒤처진 상황이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발목을 잡으면서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2013년말 384배에서 올 상반기 15배로 급락했고, 부채비율도 2013년 16.3%에서 올 상반기 기준 23.27%로 상승했다. 기업영업활동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도 2013년 19.6%에서 지난 2분기 기준 4.71%로 떨어졌다.
한편 이준호 NHN 엔터테인먼트 회장은 지난 4달간에 걸쳐 641억4400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두 자녀 이수민(24)씨와 이수린(18)양을 통해 매입했다. 일각에서는 조기 경영권 승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 회장의 자녀들은 지난 5월25일부터 8월30일까지 NHN엔터테인먼트 주식을 41차례에 걸쳐 각각 50만주(지분율 2.56%)씩 약 641억에 매입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