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예술에 목 마른 서울 서남권 어린이와 청소년이 예술로 놀 수 있는 아지트가 만들어졌다.
서울시는 양천·강서구 일대에 공급하는 수돗물을 저장하던 옛 김포가압장을 리모델링해 어린이·청소년 예술교육 전용공간인 ‘서서울예술교육센터’를 8일 개관한다고 6일 밝혔다.
옛 김포가압장은 1979년 준공 이후 20년 넘게 사용되다 영등포 정수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2003년 폐쇄, 13년간 방치됐다.
이에 시는 2년여간의 리모델링으로 인위적인 개조나 시설 허물기를 최소화 하고, 기존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으로 공간을 활용했다.
센터의 핵심이자 가장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야외 대형 수조는 별도의 변형을 가하지 않고 빈 공간 그대로 유지하면서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게 된다.
실내에는 가압장 배전반실과 크레인실 등의 공간을 허물지 않고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거쳐 교육 스튜디오, 다목적실, 예술가교사 연구실, 교육 준비실 등을 배치했다.
센터는 일상에서 과중한 학업에 시달리는 어린이·청소년이 탐험, 놀이, 발견을 통해 배우는 예술에서 경험하는 예술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는 창의예술교육의 보급기지 역할을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최상위권에 들지만, ‘2015 아동의 행복감 국제 비교’에서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만성적인 학업 스트레스에 빠져 있다.
특히, 서울 서남권은 문화예술시설이 비교적 풍족하다는 서울에서 가장 문화예술시설이 부족한 지역으로 손꼽히면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대책 마련이 요구돼 왔다.
센터는 주중 낮 시간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로 이용하고 야간과 주말에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으로 활용해 연간 3만명이 찾는 서남권 지역의 대표 문화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예술가교사(TA)가 센터에 상주하면서 아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진행하며, 다양한 예술장르가 융복합된 통합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잠재력을 이끌어낸다.
주중 프로그램은 인근 학교와 연계해 초·중학교 교과내용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예술과 놀이를 통해 학습 의욕과 성취를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학교 밖 교육’으로 구성한다.
인근 지역주민 등을 위한 주말·야간 프로그램은 공예, 목공 등 생활예술 프로그램과 예술동아리활동 등 커뮤니티예술 활성화를 지원한다.
운영을 맡은 서울문화재단은 올해는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실험하고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주 예술가교사들의 예술창작+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오는 8~9일에는 센터 개관을 기념해 ‘예술을 통한 일상 속 탐험, 즐거운 놀이, 새로운 발견’을 주제로 센터 개관 축제를 연다.
버려진 타일과 깨진 접시를 붙여 하나의 그림을 만드는 ‘타일 모자이크’, 바닥에 설치된 캔버스에 누워 몸의 선을 그린 후 선 안을 자유롭게 채우는 ‘내 몸 사용설명서’, 수조 곳곳에 다양한 테이프와 끈을 활용해 창작활동을 하는 ‘공간과 친해지기’ 등이 준비됐다.
공연 프로그램으로는 비눗방울 프로그램, 판자 인형극, 드로잉 쇼, 서커스 쇼 등의 거리예술공연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아카이빙 전시는 김포가압장의 장소적 역사성을 살려 과거 가압장 시절부터 센터가 들어선 현재, 그리고 창의예술교육의 보급기지 역할을 하게 될 미래까지 보여주는 작품 ‘물의 기억’을 선보인다.
자세한 개관축제 일정과 내용은 서울문화재단(02-2697-2600)이나 홈페이지(www.sfac.or.kr)를 통해 알 수 있다.
시는 서서울예술교육센터를 시작으로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예술교육 전용공간을 시 전역에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6일 서서울예술교육센터에서 아이들이 다양한 테이프와 끈을 이용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