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갤럭시노트7이 조기 퇴장하면서 홍채인증 서비스 확산에도 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005930)는 갤럭시노트7의 단종을 결정하면서 최근 삼성패스 SDK(소프트웨어 개발도구) 배포를 중단했다.
삼성패스는 홍채인식을 통해 모바일 결제를 하거나 웹사이트에 아이디·비밀번호 입력 없이 로그인할 수 있는 본인 인증 서비스다. SDK는 프로그램 개발에 필요한 컴파일러·개발 툴·함수 등을 포함한 것으로, 특정 서비스 개발을 위해 개발자들에게 필수적인 도구를 말한다.
삼성전자로부터 홍채인식 SDK를 공급받으려 했던 인증 및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홍채인식을 활용한 각종 서비스 출시 계획에 차질을 입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17일 “홍채인식이 탑재된 갤럭시노트7 출시를 계기로 전체 생체인증 시장의 확장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허탈하다”며 “홍채인식 관련 서비스 개발에 들어가려고 했던 기업들도 프로젝트를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생체인증 시장 확대를 위해 단말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서비스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지문이나 홍채와 달리 얼굴·목소리의 인식은 이미 스마트폰에 있는 카메라와 스피커를 활용하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가능해 기술 난이도가 높지 않다”며 “하지만 낮은 보안수준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서울 강남구의 한 휴대폰 매장에서 시민이 갤럭시노트7의 홍채인식 기능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채인증을 활용한 서비스를 준비하던 은행들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문인증을 시작으로 홍채까지 더하며 생체인증 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려고 했던 은행들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는 상황이다. 생체인증의 경우 편의성은 뛰어나지만 보안은 검증되지 않아 다른 업종에 비해 더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홍채인식이 가능한 단말기가 사라지면서 신중함은 더 커졌다.
홍채인증으로 자금을 이체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였던 우리은행은 홈페이지를 통해 “갤럭시노트7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다른 기종으로 교체시 갤럭시노트7에서 홍채인증 금융서비스를 먼저 해지하고 교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신분증을 지참하고 영업점을 내점해야 서비스를 해지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홍채인증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개발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홍채인증 관련 서비스를 개발 중이었다”며 “갤럭시노트7가 단종되면서 현재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