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애플의 매출과 순익이 3분기째 감소했다. 연간 실적은 15년 만에 꺾였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6s 시리즈 부진 여파 때문이다. 특히 중국에서의 실적 악화가 뼈아프다. 하지만 침체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7을 앞세워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25일(현지시간) 애플은 2016회계연도 4분기(7~9월) 매출액 469억달러, 순익 9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순익은 19% 줄었다. 매출총이익률도 39.9%에서 38%로 둔화됐다.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2156억달러, 순익 457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도보다 각각 8%, 14% 위축됐다. 지난 2001년 이후 첫 감소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간) 3분기 연속 감소한 매출과 순익을 발표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15년만에 실적이 악화됐다. 사진은 지난달 7일 아이폰7 시리즈를 소개하는 팀 쿡 CEO의 모습. 사진/뉴시스·AP
애플의 실적 부진은 전체 매출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가 위축된 결과다.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은 4551만대로 집계됐다. 시장 예상치였던 4480만대는 웃돌았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의 4804만대에는 크게 못 미쳤다. 출시 이후 줄곧 판매 성적이 좋지 않았던 아이폰6s 시리즈의 여파가 3분기째 이어졌다. 아이폰7 시리즈는 분기 마감 일주일 전 출시된 탓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다. 애플의 4분기 회계연도는 9월24일까지다.
애플의 부진은 중국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4분기 대만, 홍콩 등을 포함한 대중화권 매출은 87억8500만달러로, 105억7700만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0% 위축됐다. 애플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19%로 줄었다. 화웨이, 오포, 비보 등 프리미엄급 성능에 가격경쟁력도 갖춘 현지 업체들의 성장이 애플에겐 독이 됐다.
애플의 매출은 안방인 북미지역에서도 202억2900만달러로 7% 감소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면서 소비를 제한했다. 반면 유럽은 3% 증가한 108억4200만달러로 중국을 제치고 지역별 매출 2위를 되찾았고, 일본도 43억2400만달러로 10% 확대됐다.
그럼에도 애플은 자신감을 보였다. 아이폰7에 대한 믿음이다. 전작과 비교해 외관상의 큰 변화를 주진 않았지만 블랙·제트블랙 등 신규 색상 추가와 내장 메모리 용량 확대, 듀얼카메라 탑재 등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제품 결함으로 조기 단종된 가운데, 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등 전통적 성수기도 다가오고 있다. 애플이 제시한 2017 회계연도 1분기(10~12월) 매출 전망치는 760억~780억달러. 시장 전망치(749억달러)와 전년도 매출(759억달러)를 모두 상회하는 수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열린 경영실적 발표회에서 "아이폰7과 아이폰7 플러스, 애플워치2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놀랄 만큼 좋다"며 강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도 "갤럭시노트7 단종 효과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애플로 전향하는 모든 고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서비스 비즈니스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이어간다. 애플스토어, 애플뮤직, 애플페이 등을 포함하는 서비스 부문의 매출은 63억25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한편 4분기 애플의 현금보유량은 2376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